[글로벌View]'우물 안 투자' 벗어나야 하는 이유

유은실 2023. 4.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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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프리 길 SC그룹 아프리카·중동·유럽 투자전략 총괄] 투자의 세계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하나 있다.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글로벌 시가총액에서 자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과 실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자국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해 자국 편향 정도를 분석했다.

우선 글로벌 투자에 수반되는 높은 비용이 자국 편향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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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프리 길(Manpreet Gill) SC그룹 아프리카·중동·유럽 투자전략 총괄

[맨프리 길 SC그룹 아프리카·중동·유럽 투자전략 총괄] 투자의 세계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에 대한 투자를 선호하는 자국 편향(Home Bias) 현상이다. 자국에 투자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끌릴 수 밖에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투자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인적 개발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긍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익숙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심리적인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에 있어서는 직관이 늘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과도한 자국 편향 투자가 포트폴리오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맨프리 길 SC그룹 아프리카·중동·유럽 투자전략 총괄. (사진=SC제일은행)
투자자들이 자국 내 투자에 집중하는 현상은 대다수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글로벌 시가총액에서 자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과 실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자국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해 자국 편향 정도를 분석했다. 연구 당시 글로벌 주식의 시가총액에서 미국 주식의 비중은 약 50%였으나, 미국 투자자들은 주식의 약 90%를 자국에 투자하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주요 시장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우선 글로벌 투자에 수반되는 높은 비용이 자국 편향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장의 경우 접근 비용이 과도하게 높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글로벌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수익 확보와 변동성 감소)이 비용 부담에 비해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정보의 비대칭이다. 자국에 대한 투자는 ‘내가 잘 아는 것’에 투자한다는 측면에서 편안함을 준다. 투자 대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애틀랜타 연은의 연구에 따르면 자국 편향 투자는 포트폴리오의 글로벌 다각화 기회를 놓치게 하고 ‘암묵적인 정보 비용’을 더 발생시킨다. 세 번째 원인은 환율 리스크 부담이다. 주식의 경우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환율 변동분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지만, 채권과 같은 자산의 경우 환율 변동성이 수익의 큰 부분을 좌우할 수 있다.

자국 편향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걸까? 자국에 대한 투자 비중이 과도할 경우 의도하지 않은 자산의 쏠림으로 인해 포트폴리오의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에너지 분야에 집중된 자국 주식에만 투자할 경우 과도하게 높은 투자 집중도 탓에 리스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개인의 수입 감소와 투자 포트폴리오의 손실이 동시에 나타나 위험이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 비중 측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지난 2년 동안 이례적인 미 달러 강세에 신흥 시장을 포함한 많은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예전부터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오고 있었다면 투자 성과는 개선됐을 것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포트폴리오가 과도하게 자국 자산에 편향되면 최적의 투자 성과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글로벌 분산 포트폴리오를 통해 다양한 산업과 통화에 투자하면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국내 자산과 해외 자산 간의 최적의 비중은 개별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자산 다각화의 이점이 리스크보다 훨씬 큰 만큼 투자자들은 국내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설 필요가 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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