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언급 없고 넷플릭스 극찬… SK브로드밴드, 소송전 영향 미칠까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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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통신망 사용 대가(망 사용료)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의 투자 소식에 긴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투자 약속이 여론을 움직이면 자칫 망 사용료 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다만 1심 재판부가 '대가를 금전으로 지급해야 한다'라고 명시하지 않았고, 합의에 따라 '다른 대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K-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투자가 망 사용료에 대한 '다른 대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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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움직이면 망 사용료 소송에 악영향
콘텐츠 투자로 ‘망 사용료’ 대신 주장할 가능성도
넷플릭스와 통신망 사용 대가(망 사용료)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의 투자 소식에 긴장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투자 약속이 여론을 움직이면 자칫 망 사용료 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콘텐츠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망 사용료를 지급했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각)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K-콘텐츠에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넷플릭스는 향후 4년간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는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해 현재까지 쏟아부은 전체 투자금(1조500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 넷플릭스 만난 윤 대통령, 투자 약속에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 기회될 것”
서랜도스 CEO는 “앞으로 4년간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쇼 창작을 돕겠다”라며 “이렇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건 한국 창작 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한국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넷플릭스의 적극적인 투자 약속에 극찬으로 환영했다. 다만 국내에서 소송이 진행 중인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이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에게는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논리다.
통신 업계는 넷플릭스의 국내 투자 약속이 망 사용료 소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라며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2021년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지급 의무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1심 재판부가 ‘대가를 금전으로 지급해야 한다’라고 명시하지 않았고, 합의에 따라 ‘다른 대가를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K-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투자가 망 사용료에 대한 ‘다른 대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K-콘텐츠에 4년간 3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방법으로 망 사용료를 지급했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 국회·정부, 망 사용료 문제에 소극적… 美 기업 세금 부과로 해석될까 우려
국회와 정부는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국회를 중심으로 전 세계 최초로 망 사용료 관련 입법을 추진했지만 찬반 논란이 확산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정부도 망 사용료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다. 망 사용료 법이 사실상 한국이 미국 기업(넷플릭스)에 세금을 매겨 한국 통신사에 이득을 주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3월 발간한 ‘2022년 각국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넷플릭스 등에 망 사용료를 강제하려는 한국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학계와 정보통신(IT) 업계에서는 소비자가 이미 통신망을 사용하는 접속료를 지불한 만큼 대규모 이익을 내고 있는 통신사가 트래픽을 감당하는 유지 비용과 설치 비용을 당연히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가 망 사용료 대신 콘텐츠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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