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대외 행보 넓히는 중국, 커지는 한국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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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기 체제를 본격 가동한 중국의 대외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발리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무대에서의 세력 확대에 나선 중국은 올해 정치 일정의 시작을 알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의 '사회주의적 경직성'에 대한 서방 국가 등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발전고위급 포럼이나 보아오 포럼 등을 개최하면서 대외 개방 확대를 지속 설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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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후유증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공급망 위기 등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 질서는 신냉전 경향을 보인다. G제로 시대로 불릴 만큼 국제 리더가 부재한 가운데 경제 불평등과 환경·기후 위기까지 수반되자 강대국 중심의 신보호주의가 창궐하고 있다. 미국의 매파적 강달러 정책마저 지속되면서 세계적 경기 침체 및 인플레이션 압박까지 가중돼 최악의 위기를 경험하는 중이다.
이 상황에서 중국은 대외 영향력 확대에 적극적이다.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 중재에 성과를 거둔 중국은 시진핑-푸틴 회담을 통해 대미 대항연대를 과시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도 시도했다. 시 주석은 산체스 스페인 총리,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등과의 연쇄 회담을 소화하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미국에 동조하지 않는 프랑스의 '전략적 자율성'과 대만 문제에 대한 중립성 유지라는 언급을 이끌어 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에게는 중국의 지원을 강조했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의 '사회주의적 경직성'에 대한 서방 국가 등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발전고위급 포럼이나 보아오 포럼 등을 개최하면서 대외 개방 확대를 지속 설파하고 있다. 중국이 강조하는 '과학기술로 무장된 사회주의'를 달성하려면 서방의 선진 기술과 지속적인 외자 유치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적 압박과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복안이기도 하다.
미·중 갈등에 노출된 한국은 이 두 강대국의 견제가 만만찮아 고민이 많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따라 한국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어서다. 최근 시 주석은 광둥성의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했다. 주력 생산품인 OLED가 미국의 새 기술제재 목록에 추가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첫 외자 기업 시찰로 한국 업체를 선택한 것은 한·중 경제 협력의 중요성 강조와 함께 미국의 대중 견제를 저지하려는 우회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협력적 소통 노력과 함께 미국과의 동맹적 조율이 계속돼야 한다. 한국의 유일 동맹국인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의 안전보장 확보와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관련해 차제에 미국과 분명하고 원칙적인 공감대를 확보하길 기대해본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국제지역연구센터 HK+국가전략사업단장 외부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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