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 27일 코스피 상장 출사표...기존 에코프로그룹株에는 악재?

정해용 기자 2023. 4.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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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신청 제출 예정
8~9월 시장 상황이 흥행 변수
기업가치 이미 반영된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는 악재될 수도

27일 에코프로그룹의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다. 올해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별도 상장이 기존에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으로 기존 상장사에 반영됐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가 줄 수 있어서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2500선 아래로 내려갔고 일부 기업들이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돼 하한가까지 하락하는 등 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수요예측 등을 거쳐 8월 이후에야 상장이 가능해 그때의 시장 상황이 더 중요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기업가치 3조원 이상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내부 매출 위주의 기업이라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지난 21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 사업장' 착공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에코프로 제공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날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4월 말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접수해 하반기 상장하는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장예비심사는 한국거래소가 예비 상장사의 상장 적격성을 심사하는 과정으로 보통 45영업일이 걸린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공모가 확정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8~9월쯤 상장할 전망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재 핵심소재 중 하나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하는 곳으로 최대주주는 지분 52.78%를 보유한 에코프로다. 모회사인 에코프로를 포함해 그룹사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계열사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그래픽=정서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시장 참가자마다 큰 시각차가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유상증자는 지난해 12월이었는데 당시 신주 발행가액(2만8500원)을 기준으로 추산한 기업가치는 1조6500억원이다. 유상증자에는 최대주주인 에코프로와 BRV펀드가 참여했다. 기업가치와 공모가가 이보다 낮게 정해지면 에코프로 등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기존 주주는 손실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 당시의 기업가치보다 훨씬 높은 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반면 기업가치를 이렇게 높게 책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많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제조하는 하이니켈 전구체 대부분이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에 제조원료로 납품하는 내부 매출이고 외부 고객사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매출 대부분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내부 매출이어서, 에코프로비엠의 영업활동이 줄어들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납품처도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만약 내부 매출 비중을 줄이지 않고 상장하면 에코프로비엠 또는 에코프로의 주가(기업가치)는 하향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내부 매출이 많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에코프로비엠의 일종의 사업 부서로 인식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벌어들이는 이익 등 기업가치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주가에 반영했다. 그러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따로 상장하면 이런 식으로 중복해 기업가치를 줄 수는 없으니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구체 생산 능력은 6만2000톤이다. 이 중 에코프로비엠에 제공하는 내재화율은 31% 정도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지난해 12월 유상증자에서 기업가치 1조6500억원을 평가받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증권업계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기업가치가 이보다 절반도 안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라며 “결국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하는 시기인 하반기에 이차전지 산업과 증시 상황이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도 “상장 예심심사 승인 이후 수요예측 등을 고려하면 상장 시기가 8~9월이 될 것인데 이때의 증시 상황과 투자심리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흥행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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