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티켓 꼭 필요한 에인절스, ‘새 식구들’ 초반 성적표는?[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에인절스의 선택이 초반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LA 에인절스는 2023시즌 성공이 누구보다 간절한 팀이다. 지난해 아트 모레노 구단주가 구단 매각 의사를 밝히며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가운데 팀 성적에 대한 불만이 쌓인 오타니 쇼헤이가 FA 자격 취득을 눈앞에 뒀다.
모레노 구단주는 구단 매각 의사를 철회했지만 오타니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올해는 현역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오타니와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일 수도 있는 만큼 팀 성적을 위해 또는 오타니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에인절스는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누구보다 절실하다.
절실한 상황에서 에인절스는 시장에 거액을 쏟아붓는 대신 '가성비'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대형 FA 영입에 뛰어드는 대신 '중저가' FA 계약과 트레이드에 집중했다.
에인절스는 겨울 시장에서 4명의 주요 선수를 영입했다. 선발투수 타일러 앤더슨, 불펜투수 카를로스 에스테베즈, 외야수 헌터 렌프로, 유틸리티 플레이어 브랜든 드루리였다. 렌프로는 트레이드, 나머지 세 명의 선수는 FA 계약으로 품었다.
개막 첫 달 일정이 막바지로 향해가는 현재 에인절스의 선택은 '절반의 성공'이다. 두 선수는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다른 두 선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성적을 쓰고 있다(이하 기록 4/26 기준).
에스테베즈는 11경기에 등판해 11.2이닝을 투구하며 1패, 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했다. 네 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모두 세이브를 성공시켰다. 2016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콜로라도에서 뛴 에스테베즈는 콜로라도에서 6년 동안 321경기 302경기를 투구하며 18승 21패, 63홀드 25세이브,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쿠어스필드를 벗어난 에스테베즈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성적을 쓰고 있다. 에스테베즈에게 안겨준 2년 1,350만 달러 계약이 아직은 전혀 아깝지 않다.
빅리그 8년차 외야수 렌프로는 30홈런 고지를 두 번이나 밟아본 거포다. 2016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데뷔해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쳤고 지난겨울 트레이드로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7시즌 동안 701경기 .240/.300/.490 157홈런 394타점을 기록한 렌프로에게 에인절스는 오타니-마이크 트라웃 '쌍포'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기대했다. 그리고 시즌 초 렌프로는 23경기에서 .270/.343/.552 6홈런 18타점을 기록하며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키고 있다. 렌프로는 에인절스 팀 내 홈런, 타점 1위다.
3년 3,9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좌완 앤더슨은 에인절스가 지난 겨울 가장 큰 돈을 투자한 선수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30경기 178.2이닝, 15승 5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한 앤더슨이 오타니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뤄줄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커리어 전체 기록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던 만큼 대형 계약을 맺지는 못했지만 앤더슨은 가장 빠르게 FA 시장에서 새 팀을 찾은 선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시즌 초반 성적은 실망스럽다. 4경기 20이닝, 1승, 평균자책점 7.20. 첫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둔 후 3경기 연속 붕괴했다. 지난해와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는 선발진을 운용하는 셈인 에인절스는 초반 레이스에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드루리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 샌디에이고에서 138경기 .263/.320/.492 28홈런 87타점을 기록하며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드루리는 2년 1,700만 달러 계약으로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커리어 내내 기복이 심했던 드루리지만 에인절스는 지난해 내야 전 포지션에 외야까지 소화하는 유틸리티 능력을 선보이며 타격 성적까지 끌어올린 그가 약점인 2루를 채워줄 답이 될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초반 성적은 실망스럽다. 22경기에서 .227/.259/.413 3홈런 11타점을 기록한 드루리는 에인절스가 기대한 버전이 아닌 기복 중 '좋지 않은 버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한 선수들이 절반만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에인절스는 애매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26일까지 12승 12패를 기록해 정확히 승률 5할을 유지하고 있는 에인절스는 흐름이 나쁘지는 않지만 확실한 강점을 보이지도 못하고 있다. 부진한 새 식구들의 성적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절대강자로 여겨지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초반 다소 주춤한 흐름임에도 3위에 그치고 있다.
물론 시즌이 이제 막 시작한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과연 올시즌 반드시 성과를 내야하는 에인절스가 새 식구들과 함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카를로스 에스테베즈와 헌터 렌프로)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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