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항로 막히면 韓 두 계절 못버틴다...바다의 '생명선', 어디?

김지훈 기자 2023. 4. 2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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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해운이 막히면 111일내 석유가 동난다.

25일 해운업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원유 등 물류가 이송되는 주요 경로는 남방항로다.

해군이 상대국 상선의 침입 등을 막는 해상 봉쇄는 우리나라처럼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 특히 큰 피해를 안길 수 있다.

삼일PwC의 올해 2월 해운업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대외무역의존도는59.83%로(2020년기준), 일본(31.56%)이나중국(28.17%)에 비해 거의 2배 가량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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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新냉전의 바다②

우리나라는 해운이 막히면 111일내 석유가 동난다. 바닷길이 경제의 생명선인 셈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분쟁지대화된 대만 근해의 운명에 우리가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25일 해운업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원유 등 물류가 이송되는 주요 경로는 남방항로다. 호르무즈-말라카-바시 해협을 거쳐 이어도 제주도 남방으로 이어지는 남방 항로에 원유 수입액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집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11일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다. 만약 대만 해협 갈등이 치열해지면서 중국이 남방항로 전반에 군함을 동원한 해상 봉쇄(Naval Blockade)를 거는 등 '전면전 초입 신호'를 보낼 경우 우리 국민들이 받을 충격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난방·차량 이동 등 국민 삶과 직결된 문제뿐 아니라 기반 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뉴스1) 강승우 기자 = 28일 부산 작전기지에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68)가 정박해 있다. 니미츠를 기함으로 하는 미 해군 제11항모강습단은 전날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이날 오전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2023.3.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군이 상대국 상선의 침입 등을 막는 해상 봉쇄는 우리나라처럼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 특히 큰 피해를 안길 수 있다. 삼일PwC의 올해 2월 해운업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대외무역의존도는59.83%로(2020년기준), 일본(31.56%)이나중국(28.17%)에 비해 거의 2배 가량 높다. 대양 해군을 운용하는 미국의 대외 무역 의존도도 34.17%로 우리보다 낮다. 우리나라는 수출입 화물의 99.7%가 선박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

해상 운송로 주변에서 벌어지는 무력충돌의 위험을 우리나라가 도외시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 중국의 제2호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대만 남동부 해안에서 약 120해리(약 222㎞) 떨어진 해역에 접근하면서 대만 해협은 또다시 긴장에 휩싸였다. 북한의 6차 핵실험(2017년 9월)이 벌어졌던 2017년 11월 미국이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을 동해상에 전개한 것은 '단군 이래' 한반도에서 벌어진 최대 무력 시위로 거론된다.

(로이터=뉴스1) 김민수 기자 = 일본 방위성이 10일 공개한 사진에서 오키나와현 남쪽 태평양에서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3.04.10/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의 해상 무역에 또 다른 잠재적 위협으로 부상할 수 있는 국가로 러시아도 거론된다. 기후 변화에 따른 해빙으로 개발 가치가 주목 받고 있는 북극항로를 무대로 러시아가 '북극 항공대' 창설을 추진하는 등 일찌감치 영향력 강화에 나섰다.

이달 러시아 북방함대가 북극해 일대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벌인 목적도 '북극 항로 확보'였다. 일각에선 북극 항로의 동해루트의 길목엔 일본이 분쟁지역화하려는 독도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북극 항로 문제를 남의 일로 치부해서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 패권갈등이 불거진 신냉전의 바다에서 우리는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활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운과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구조에 대해 "그런 구조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는 어려운 그런 위치"라며 "가장 중요한 경제적인 생존과 번영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베이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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