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 운용 '상설협의체' 만든다…'핵우산' 강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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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한미 정상이 한미 핵협의체(NCG) 창설에 합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상설 협의체를 만들어 한국이 미국의 핵자산 기획·운용에 직접 개입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확장억제(핵우산)가 비약적으로 강화되는 한반도 안보의 이정표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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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한미 정상이 한미 핵협의체(NCG) 창설에 합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상설 협의체를 만들어 한국이 미국의 핵자산 기획·운용에 직접 개입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확장억제(핵우산)가 비약적으로 강화되는 한반도 안보의 이정표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NCG 창설을 골자로 하는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미국의 자국의 핵전력 운용에 대해 다른 나라와 별도의 문건을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확장억제의 정보 공유,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을 포괄하는 메커니즘이 더욱 유기적으로 작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NCG는 큰 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을 모델로 한다. NPG는 미국과 유럽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핵무기 정책 구상, 배치, 운용 등을 협의를 하는 기구로, 미국의 핵우산 이행에 대한 유럽 동맹국들의 불신이 고조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1966년 12월 창설됐다.
NCG는 북한의 핵 공격 등 유사시 핵전력 운용 전략 및 정책 등을 논의할 상설기구로 기능할 전망이다. 30여개에 달하는 회원국이 참여하는 나토보다 실질적이고 긴밀한 협의 체제가 갖춰질 수 있단 기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강력한 핵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토 이상의 강력한 대응이 준비돼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고 북핵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 차원에서의 맞춤형 억제전략(TDS)을 논의했다. 이에 나토의 NPG와 유사한 방식의 논의가 한미 양국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같은 성과는 윤석열 정부 들어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확장억제를 지속 강화하고자 노력해온 결과란 평가다. 북한의 잦은 도발과 핵·미사일 고도화로 국내 독자 핵무장론이 커지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4년8개월간 중단됐던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지난해 재개되긴 했지만 2016년 신설된 EDSCG는 한미 외교·국방 차관보급 협의체인 데다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워싱턴 선언엔 1980년대초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핵추진잠수함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을 비롯해 전략자산의 정례적 배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더욱 가시화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난해 SCM에서 합의한 내용에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성과물"이라며 "상설기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한미가 핵 운용에 대한 정보 공유를 하고 전략 관련 협의를 할 수 있게 됐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존엔 사실상 핵의 운용과 기획과 관련해 미국과 공유가 되지 않았다. 확장억제와 관련해 정기적 회의만 가졌고 핵 관련 논의에 실질적 참여를 못했는데 NCG 창설은 획기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큰 틀에서 제도적으로 긴밀성을 확보할 체제가 생긴 것은 맞다"며 "확장억제의 수준과 폭이 깊어질 것은 분명하다"고 평했다. 이어 "다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 운영하냐이다. 협의체 내에서 어느 수준의 논의가 이뤄질지, 미국이 핵 공동기획과 이행에 대한 우리 요구에 적극 응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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