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워싱턴선언으로 北核 제재…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공동연구개발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2023. 4. 2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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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개의 선언문·공동성명 도출
북한 핵 억제력 강화에 방점 두고
경제 분야선 반도체·배터리 협력으로
IRA·반도체법 “韓 기업 특별한 지원·배려” 약속
명문화된 추가 조치는 안나와
한미일 3각 공조체제 확고히 못박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규탄 메시지 담아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워싱턴 선언’을 도출해 핵과 미사일로 도발 중인 북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수준의 확장억제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 문제 관리를 위한 ‘핵협의그룹(NCG)’를 설립하고, 북한의 핵공격시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반도체, 배터리 등 양국의 협력이 활발한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 등에 합의하는 한편, 이를 위한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출범시켜 매년 한국과 미국서 번갈아가며 개최하기로 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관련해 추가 진전사항은 없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양국 정상은 이날 총 80분간의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정상 공동선언문을 비롯해 북한의 핵 억제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워싱턴선언 등 총 7개의 선언문과 공동성명을 도출했다. 한미정상회담 전체를 아우르는 공동선언문과 워싱턴 선언, 한미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한미 차세대 핵심 신흥기술 대화 출범에 대한 공동선언, 한국전 명예훈장 수여자의 신원확인에 관한 미합중국과 대통령의 공동성명 등 대통령실과 미국 NSC가 준비한 4가지와 양자과학기술협력과 한미우주탐사 관련 공동성명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워싱턴 선언이다. 이미 전날(25일) 우리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의 브리핑을 통해 알려진 이 선언은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담고 있다. 선언문을 보면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완전히 신뢰하며 한국의 미국 핵억제에 대한 지속적 의존의 중요성, 필요성 및 이점을 인식한다”고 되어있고, “미국은 미국 핵태세보고서의 선언적 정책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모든 가능한 핵무기 사용의 경우 한국과 이를 협의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며, 한미동맹은 이러한 협의를 촉진하기 위한 견실한 통신 인프라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양국은 나토식 핵공유인 ‘핵기획그룹’과 비슷하지만 다른 ‘핵협의그룹’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나토처럼 핵 전략자산을 배치하진 않지만, 중대한 사태가 발생하면 미국의 전략자산 사용계획 및 확장억제 계획에 한국이 관여하고, 공유하는 형태다. 미국의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정기적으로 배치될 것도 예고됐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한미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출범’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자금의 원천이 되는 해킹과 자금세탁 등 사이버범죄 근절을 약속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미간 정보공유 범위와 깊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제분야의 한미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가 예고됐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양국의 국민경제와 직결된 경제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기로 하였다”고 말하면서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상호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환영했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등 핵심 협력분야에 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반도체법 관련 이슈가 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미 국가안보실(NSC)간 ‘차세대 신흥·핵심기술대화’ 신설 역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퀀텀 등 첨단기술 관련 공동연구·개발과 전문인력 교류 촉진을 위해 나온 것이다.

한미 양국의 미래 청년 교류를 위한 ‘한미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도 출범시킨다. 2023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각 2023명의 이공계(STEM) 및 인문·사회 분야 청년들 간 교류를 위해 양국이 총 60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200명의 학생들을 지원하는 역대 최대규모 풀브라이트 장학사업도 포함된다.

한미정상회담 전 일본과의 셔틀외교를 복원하며 한일관계 개선을 이뤄낸 데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표명으로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위한 토대는 완성됐다고 보여진다. 이는 다음달로 예정된 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로 결실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또 한미 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강하게 규탄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협력 지속도 약속했다. 다만 방미 직전 논란이 됐던 윤 대통령의 무기 직접 지원 관련 언급은 성명 등에선 나오지 않았다. 또 중국 문제 역시 직접적으로 언급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양국은 경제적 강압과 외국기업과 관련된 불투명한 수단의 사용을 포함한 경제적 영향력의 유해한 활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반대를 표명하며,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입장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대목은 중국의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판매금지 시사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 박인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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