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경험 살려, 악보의 내면 꿰뚫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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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는 무엇보다 분석적인 사고력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지휘를 할 수 있습니다."
다음달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을 찾는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76)는 최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정신의학과 음악의 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벨기에 출신의 헤레베허는 정신의학과 음악을 동시에 배운 이색적인 경력을 지닌 지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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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내달 내한공연
모차르트 '주피터'·베토벤 '영웅' 등 연주
"고난·시련 이겨낸 '인간의 승리'로 희망 전할 것"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휘자는 무엇보다 분석적인 사고력이 있어야 합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지휘를 할 수 있습니다.”
다음달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을 찾는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76)는 최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정신의학과 음악의 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음악가들은 보통 개방적이고 지적, 감정적으로 풍부하다”며 “음악원과 달리 대학교에서 감정이 아닌 사고(思考)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에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신과 의사의 경험이 지휘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헤레베허는 “의학과 음악은 어떤 식으로든 결합할 수 있다”며 “지휘자로서 오케스트라가 저마다 연주하도록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지휘자로서 오케스트라와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신경 쓰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조화입니다. 두 번째는 악보가 쓰인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고요.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데요. 악보에 담긴 정신적인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오케스트라가 합심해 악보의 내면을 연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음악은 곡이 탄생한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헤레베허는 지금 시대에 고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를 명료성에서 찾았다. 그는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것은 음악을 역사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며, 구시대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고음악에서 중요한 것 또한 명료성에 집중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에선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주피터’,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을 연주한다. 헤레베허가 과거 한국 공연에서 만난 관객을 생각하며 선정한 프로그램이다. 헤레베허는 “‘주피터’와 ‘영웅’은 계몽주의 정신과 관련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둘 다 긍정과 희망의 정서를 담고 있다”며 “고난과 시련을 딛고 얻은 ‘인간의 승리’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과도 비슷하다”고 선곡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공연으로 한국 관객과 나누고 싶은 것 또한 ‘희망’이다. 헤레베허는 “(두 곡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희망과 이상향일 것이며, 특히 베토벤은 모차르트보다도 훨씬 더 이 두 가지 개념을 목표로 삼았다”며 “음악과 예술은 현실과 별개의 존재이지만, 동시에 현실에서도 강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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