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식 보다는 약한, 기존 확장억제 보다는 강력한 ‘워싱턴 선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채택한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은 미국의 전술핵을 역내 배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 보다는 약하지만, 기존의 한∙미 확장억제 보다는 강력한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은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터키 등 나토 5개 회원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운영하고 있다. 공동 운영을 위해 ‘핵 기획그룹’(NPG: Nuclear Planning Group)을 설치하고 NPG가 ‘핵 정책기획’을 주관하며 정례협의체를 운용하고 있다. 나토는 비핵보유국에게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언권을 부여하고 있다.
한∙미가 신설하기로 한 NCG는 역내에 배치된 핵무기 운용에 참여하는 나토의 NPG 보다는 약하지만, NCG를 통 양국 정보 교류를 강화하고 핵 투발수단 기동에 관한 공동 연습 등 미 전략자산에 대한 기획 및 실행을 함께 하는 점에서 강화된 조치로 분석된다.
◆한∙미 핵 협의 그룹(NCG) 설립 선언
양 정상은 선언문에서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핵 및 전략 기획을 토의하며, 비확산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핵 협의 그룹(NCG) 설립을 선언했다”며 “한∙미동맹은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 재래식 지원의 공동 실행 및 기획이 가능하도록 협력하고, 한반도에서의 핵억제 적용에 관한 연합 교육 및 훈련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미국은 향후 예정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통해 증명되듯,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라며 “양국은 한미동맹이 잠재적인 공격과 핵 사용에 대한 방어를 보다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포함해 확장억제에 관한 정부 간 상설협의체를 강화하고, 공동 기획 노력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尹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 강력하다고 자신”
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해 “종전의 핵우산에 기초한 확장억제와는 많이 다르다”며 “미국이 핵자산에 관한 정보와 기획, 대응, 실행을 함께 공유하고 의논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것은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더욱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에) 핵전략무기를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 가까운 곳으로 핵잠수함을 파견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북한 도발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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