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이 던진 그 공, 이름을 지어줄까요?" 고척돔이 떠들썩 했다

나유리 2023. 4. 2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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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KT 위즈전에서 선발 등판한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

또다른 투수 전문가인 상대팀 사령탑 이강철 KT 감독은 25일 안우진의 투구 내용을 복기하며 "작년까지는 흔들리는 이닝이나, 스트레이트 볼넷이 꼭 나왔었는데 올해는 그런 모습이 없다. 제구가 훨씬 안정됐다. 정말 좋은 투수가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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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7회 무사 1, 3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안우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5/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 25일 KT 위즈전에서 선발 등판한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

투구를 마치고, 구단 전력분석팀을 통한 투구 분석표가 전달됐다. 보통 여기에는 구종과 투구수, 구속 등이 표기된다. 그런데 이날 투구 분석표에 그 어떤 구종도 아닌 '기타'로 표기된 공이 6개가 있었다.

도대체 기타 구종이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 이튿날까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분분했다. 안우진이 최근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때문에 KBO리그에서도 화제가 된 스위퍼를 연습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지금 그가 던지고 있는 각이 큰 슬라이더가 스위퍼로 분류하는 게 맞냐 혹은 슬라이더나 커브로 분류하는 게 맞냐, 그래도 일반적인 슬라이더와는 확연이 다르다 등으로 고척돔 벤치가 왁자지껄 했다.

구단 전력분석팀이 기타로 표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직까지는 스위퍼의 분류표 자체가 없고, 기존 슬라이더와는 확실히 다른 궤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안우진이 최근 스위퍼를 연습하고 있다는 소식이 퍼져서 스위퍼로 봐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안우진이 투심 그립을 잡고 오타니처럼 스위퍼를 던진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안우진은 슬라이더 그립을 잡고, 조금 다른 궤적으로 커브와 같은 움직임이 나오게끔 변종 구종을 구사했다. 굳이 따지자면 슬러브라고 볼 수 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7회 선두타자 알포드에게 안타를 허요한 키움 안우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5/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도 스위퍼를 구사하는 것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 안우진은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은 연습하고 있어서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게 그의 간단한 설명이다. 그러나 어찌됐든 그가 일반 슬라이더가 아닌, 변종 슬라이더를 구사하면서 새로운 구종을 장착해나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은 선수와 코치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내가 어떻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상 우려가 있을 때만 이야기를 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옆에서 취재진의 안우진의 구종과 관련한 대화를 듣고 있던 투수 전문가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고스트 슬라이더' 아니냐"고 농담을 하면서 "연마를 더 하면 앞으로 안우진에게 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구종이더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은 "오타니의 스위퍼라고 하지말고, 앞으로 안우진만의 구종이 장착이 되면 새로운 구종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어떤가"하는 제안도 했다.

공의 움직임, 그립에 따라 슬러브, 스위퍼 등의 표현이 있지만, 만약 안우진만의 새로운 무기가 장착 된다면 그에 따른 구종 이름을 새로 지어주는 것 역시 충분히 해볼만 한 발상이다.

물론 그가 새 구종을 연습하고 있다는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 안우진은 지난해보다도 더 발전된 투구 내용을 올 시즌 보여주고 있다.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이 0.84에 불과하다.

또다른 투수 전문가인 상대팀 사령탑 이강철 KT 감독은 25일 안우진의 투구 내용을 복기하며 "작년까지는 흔들리는 이닝이나, 스트레이트 볼넷이 꼭 나왔었는데 올해는 그런 모습이 없다. 제구가 훨씬 안정됐다. 정말 좋은 투수가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구종에 대한 연구 그리고 선수로써의 욕심까지. 안우진이 진짜 무서운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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