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웅 이승엽, 그러나…"나는 삼성 라이온즈인데요"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나는 삼성 라이온즈인데, 왜 상대편 감독님과 코치님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싶어요."
삼성 라이온즈 간판타자 구자욱(30)은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여러 차례 인터뷰에 응해야 했다. 구자욱이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과 김한수 수석코치와 적으로 만나는 감정이 어떨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아서였다. 구자욱은 이승엽의 후계자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시즌 동안 1군 생활을 함께했다. 김 수석코치와는 신인 시절부터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시즌 동안은 감독과 선수로 지냈다.
구자욱은 25일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첫 대구 방문에 나선 이 감독, 김 수석코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두산 선수단은 25일 경기가 비로 취소된 탓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홈팀 쪽에 있는 실내훈련장을 이용했는데, 퇴근을 하던 구자욱이 두 사람을 발견하고는 한걸음에 달려와 기쁘게 맞이했다.
구자욱은 "(이승엽 감독님이) 집에 가는 길에 실내훈련장에서 운동하고 계셔서 인사를 드렸다. 다치지 말고 잘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오랜만에 봬서 조금 어색했던 것 같고, 감독님이 되셔서 조금 더 어색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선배님'이 나올 뻔했다. 그래도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니 멋있으시더라"고 되돌아봤다.
김 수석코치와 사이는 조금 더 각별했다. 구자욱은 만약 26일 경기에서 본인이 활약하면 어떨 것 같냐는 말에 "(김한수 수석코치가) 있을 때 잘하지 라는 생각을 하실 것 같다. 나를 신인 시절부터 지도해 주시고 야구를 많이 가르쳐 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으로 뛰어다닌 것 같다. 야구장으로 다시 복귀하셔서 감사하고 기분 좋다"고 이야기했다.
구자욱은 "스승이신 김한수 코치님, 나의 영웅이신 이승엽 감독님을 만나 기분 좋았다"면서도 계속해서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우리 코치님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왜 상대편 감독님과 코치님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삼성 라이온즈인데, 우리 코치님들한테 감사하다. 우림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더 좋으신 분들이다. 승리는 우리 박진만 감독님께 안겨 드리고 싶다"며 옛정은 뒤로하고 냉정히 승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는 구자욱의 바람대로 완벽히 흘러갔다.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와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맞붙어 한 점을 뽑기가 쉽지 않았는데, 0-0으로 맞선 4회말 구자욱이 우월 솔로포를 쳐 1-0 리드를 안겼다. 이 한 점이 그대로 승리로 직결돼 삼성을 4연패에서 벗어나게 했다.
구자욱은 볼카운트 3-1에서 상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의 시속 149㎞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약간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걷어올렸다. 우익수 뒤 관중석 담장 쪽에 있는 이승엽 벽화 근처로 타구가 뻗어가는 바람에 더 주목을 받았다.
구자욱은 "알칸타라가 공이 워낙 좋은 선수고, 전적이 안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 실투를 놓치지 않았던 것 같다. 계속 머릿속에 그렸던 공이 들어왔던 것 같다"며 "타석에서 계속 '차분하게'를 주문했다. 오버하지 말고 더 욕심내지 말자고 주문했다"고 털어놨다.
영웅과 스승에게 패배를 안긴 것과 관련해서는 "적으로 만나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생기더라. 오늘(26일) 경기만큼은 우리 팀 승리가 우선이고, 박진만 감독님께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다. 언론의 관심이 너무도 많은데, (박진만) 감독님도 어떻게 보면 부담됐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 전부터 이겨서 감독님께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힘줘 말했다.
구자욱은 이제는 이승엽 감독, 김한수 코치와 관계를 그냥 평범하게 봐주길 바랐다. 삼성 선수와 두산 감독, 코치 그 이상의 해석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구자욱은 "어제(25일) 아침부터 오늘 경기 끝날 때까지 (이승엽 감독) 이야기만 들었다. 솔직히 똑같은 경기다. 더 잘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선수는 항상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떻게 보면 특별한 상황이지만, 특별하지 않은 상황도 맞기에 그냥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앞으로도 삼성의 승리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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