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례적인 네 차례 공식 브리핑 ‘예우 역력’… 바이든, 야구 수집품 선물… “여기 제로콜라” ‘세심’

이경주 2023. 4. 2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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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친숙하고 세심한 배려'로 대접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5일(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실 기자단의 숙소에 마련된 한국 프레스센터를 찾아 "오늘은 바이든 정부가 두 번째로 국빈 방문하는 국가 원수를 모시는 날이어서 아주 기쁘고 흥분된다. 우리가 함께 이렇게 멋진 동맹을 심화하고 더 포괄적으로 넓힐 기회여서 굳건한 동맹을 강화하는 복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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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비, 한국 프레스센터 직접 찾아
만찬 메뉴·장식 한국계 셰프 참여
질 여사 ‘대통령 부인 의무’ 공감대
김 여사에 “있는 그대로 보여줘라”
‘바이든 모자·선글라스’ 쓰고 산책 - 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숙소인 블레어하우스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 방문 당시 선물한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지난 1일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 당시 입었던 국가대표 야구팀 점퍼와 운동화를 착용했다. 대통령실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친숙하고 세심한 배려’로 대접했다. 백악관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네 번이나 공식 브리핑을 열어 동맹 70년의 의미를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5일(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실 기자단의 숙소에 마련된 한국 프레스센터를 찾아 “오늘은 바이든 정부가 두 번째로 국빈 방문하는 국가 원수를 모시는 날이어서 아주 기쁘고 흥분된다. 우리가 함께 이렇게 멋진 동맹을 심화하고 더 포괄적으로 넓힐 기회여서 굳건한 동맹을 강화하는 복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지난 70년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70년을 고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고, 커비 조정관도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별도의 한미 정상회담 브리핑을 했다.

연이은 브리핑은 동맹 70주년을 맞이한 양국의 화합과 권위주의 세력과의 대결 양상이 커지는 가운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공동 개최, 미국 주도 공급망 핵심국 등으로 세계 무대에서 높아지는 한국의 위상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7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태차관보의 외신 브리핑을 예고했다. 통상 양국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면 사실상 일정이 마무리되지만 사후 평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에게 소형 탁자와 화병 등 국빈 선물과 개별 선물을 전달하면서 야구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개별 선물로 미 프로야구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로고가 새겨진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담은 상자를 전달하기도 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김건희 여사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제로 콜라를 권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 네 분이 다과를 먹다가 윤 대통령이 포도주스를 쥐는 순간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 그래서 한동안 미소가 오갔다”고 전했다. 평소 제로 콜라를 즐기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세심하게 파악한 대목이라는 것이다.

질 여사는 지난 24일 만찬 메뉴와 장식 등을 직접 설명하면서 한국적인 맛과 정서를 조화시키려 했다는 뜻을 전했다. 한국계 셰프인 에드워드 리와 뉴욕에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한국계 정 리가 참여했다.

질 여사는 25일 백악관 관저에서 한미 정상 내외가 친교의 시간을 갖는 동안 김 여사와 ‘퍼스트레이디의 의무’를 주제로 공감대를 나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질 여사가 대통령 부인으로서 어려운 점에 관해 대화를 나누던 중 김 여사에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라(Just be yourself)”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질 여사는 “나 역시 직업을 유지하며 남편을 돕는 일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가슴에 담아 둔 이 원칙을 생각하며 힘을 얻는다. 힘들 때마다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질 여사는 김 여사가 ‘박사’로 부르자 “편하게 불러 달라”고 말하는 등 친밀감을 드러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서울 고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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