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의 시인’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 6년만에 내한 공연

박주연 기자 2023. 4. 27.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무대 위의 시인'으로 불리는 그리스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가 6년만에 내한, 신작 '잉크'를 선보인다.

'잉크'의 콘셉트 설정부터 연출과 무대·의상·조명디자인까지 맡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는 연출가⸱안무가⸱디자이너⸱배우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전방위 예술가다.

'무대 위의 시인'으로 불리는 파파이오아누의 무대는 한 편의 시나 추상화를 보는 듯한 미감이 특징이다.

'잉크'에서도 디미트리스 특유의 무대 언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잉크' 공연사진. ⓒJulian Mommert (사진=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무대 위의 시인'으로 불리는 그리스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가 6년만에 내한, 신작 '잉크'를 선보인다.

국립극장은 오는 5월12~14일 달오름극장에 해외초청작 '잉크(Ink)'를 올린다. 파파이오아누가 직접 출연하는 이 작품은 개막 두 달 전부터 조기 매진될 정도로 국내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잉크'는 태곳적 요소이자 우주의 기원인 물을 주소재로, 독창적 무대 미학을 펼쳐낸 작품이다. 2020년 이탈리아 토리노 댄스 페스티벌 초연 후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 시학의 정수", "동시대의 신화" 등 찬사를 받았다.

규모를 확장하고 새로운 음악을 입혀 밀도를 높인 이 작품은 지난 1월 그리스를 시작으로 월드투어에 돌입했다. 이탈리아·캐나다·헝가리를 거쳐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잉크' 공연사진. ⓒJulian Mommert (사진=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잉크'의 콘셉트 설정부터 연출과 무대·의상·조명디자인까지 맡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는 연출가⸱안무가⸱디자이너⸱배우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전방위 예술가다.

순수 미술을 전공해 화가·만화가로 일찍이 두각을 드러낸 그는 로버트 윌슨⸱피나 바우쉬를 만나며 창작 영역을 회화에서 공연으로 옮겼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개·폐막식 총연출을 맡아 그리스 신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무대로 전 세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무대 위의 시인'으로 불리는 파파이오아누의 무대는 한 편의 시나 추상화를 보는 듯한 미감이 특징이다. '화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는 일상의 소박한 소재로부터 사유와 상징, 은유로 가득한 시적이면서도 그림 같은 무대를 만들어낸다. 인체의 변형과 왜곡, 조형적 결합을 통해 몸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구현해내기도 한다.

'잉크' 공연사진. ⓒJulian Mommert (사진=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잉크'에서도 디미트리스 특유의 무대 언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편의 야상곡처럼 다가오는 작품에는 SF·공포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에이리언', '노스페라투: 공포의 교향곡'의 공상적 장면, 과학자 니콜라스 테슬라의 실험이나 베트남 전쟁으로 숨진 태아의 충격적 이미지가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일본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춘화 속 문어 형상, 아들을 잡아먹는 크로노스를 그린 명화, 파도를 지휘한 타데우스 칸토르의 퍼포먼스 등 미술사의 요소를 오마주한 장면들은 관객의 감각을 선명하게 일깨운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복합예술공연 '위대한 조련사'를 연출한 그리스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7.09.25. kkssmm99@newsis.com

작품은 완전한 어둠 속, 물줄기가 보슬비처럼 무대 전체에 흩뿌려지는 가운데 두 남자가 서로의 존재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와 해리스 프라굴리스가 더블캐스팅으로 번갈아 연기하는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인물은 슈카 호른이 연기하는 벌거벗은 채, 갓 태어난 듯 에너지 넘치는 인물과 충돌한다.

서로를 끌어당기면서도 밀어내는 듯한 이들의 움직임은 아버지와 아들, 또는 연인 같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은 어두운 내면과 사투하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일견 적대적으로 보이지만, 아슬아슬하게 연대하고 공존하는 이들의 관계는 현실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관객에게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해 무수한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