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은 괜찮다고해도,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김민재 책임감'

김성수 기자 2023. 4.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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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확정 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펼친 태극기에 적혀있던 이 말은 대표팀을 넘어 전 국민의 마음을 관통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마음 중에서도 무엇인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설 때 가져야 하는,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이 바로 '책임감'이다. 누군가가 심어주는 것이 아닌 본인이 스스로 느끼는 것이다.

김민재. ⓒKFA

'중꺾마' 열풍이 강타한 지 4개월도 되지 않아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의 책임감은 크게 한 번 꺾였다. 감독은 선수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수 스스로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유럽파 선수들을 직접 찾아 점검하는 일정을 마치고 26일 오전 10시2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오전 10시50분경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대한축구협회가 사전 공지한대로 취재진과의 짧은 스탠딩 인터뷰에 임했다.

클린스만은 4월 유럽 방문 일정을 통해 손흥민, 오현규, 김민재, 이재성 등 유럽파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고 개인 면담 시간을 가졌다.

역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김민재와의 대화 내용이다. 김민재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이후 '힘들어 보인다'는 취재진의 말에 "힘들고 멘탈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다. 당분간이 아니라 지금 소속팀에서만 집중하고 싶다"며 "축구적으로도 힘들고 몸도 힘들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이 발언이 있은 지 하루 만에 "신중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표팀 핵심 수비수인 그가 심적으로 무너진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났기에 클린스만의 유럽 방문 일정에서 김민재와의 미팅은 필수였다. 김민재가 한국시간으로 지난 19일 경고누적으로 AC밀란(이탈리아)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결장했기에 클린스만은 김민재와 함께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클린스만은 이에 대해 "김민재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긍정적이었고 감독, 코치들이 면담하러 온 것에 고마워했다. 김민재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여유를 갖고 만날 수 있어서 상당히 좋았고 나폴리 내 그의 거주지 근처에서 식사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개인적으로 현재 느끼는 감정 등의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김민재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곧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될 것이다. 현재 멘탈도 많이 안정된 상황이다. 다음 대표팀 소집도 기대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미팅이 도움이 됐었는지 직전 유벤투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상당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민재가 발언 하루 만에 실수였음을 인정하고 클린스만 감독도 현재 김민재의 멘탈 상태가 괜찮다고 말하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김민재의 실언은 두 번 다시 절대 반복돼서는 안 될 실수다.

국가대표는 본인의 멘탈 상태가 좋을 때만 골라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당연하게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자리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김민재의 실언은 마치 대표팀 선수 자리를 원할 때 당연하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딱 한번이라도 가보고 싶어도 평생 이루지 못한 꿈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KFA

이제 김민재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전 국민이 그의 실언을 기억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실수를 하고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은 없다. 김민재가 진지하게 실수를 반성하고 대표팀에서의 커리어를 오래 이어가고자 한다면 당장 6월에 대한 기대보다는 김민재 본인 스스로 이전보다 더 강한 책임감을 갖고 국가대표의 자리를 항상 무겁게 여기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김민재 본인의 책임감'인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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