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도청 재발방지 약속’ 질문에 “조사결과 지켜볼 것”[한·미 정상회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미국의 한국 국가안보실 인사 도청 의혹과 관련해 “시간을 두고 미국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충분히 소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동맹국 도청 의혹 관련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도청 재발방지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대신 “한·미간 그 부분에 대해서 소통하고 필요한 정보를 공유해 나가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조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또 국가 간 관계에서 이런 다양하고 복잡한 변수가 있는 문제에 대해서 시간을 두고 미국의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충분히 소통할 생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발언에 비춰보면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의 도청 의혹은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의 공식 환영식과 정상회담 모두발언, 공동 기자회견 발언 등에서 도청 문제는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한국 언론 대상 브리핑에서 도청 문제가 회담에서 다뤄질지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 국빈방문의 초점은 미래에 대한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주요 의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미국 NBC 방송 인터뷰에서 ‘친구가 친구를 도청(spy)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일반적으로 말하면 친구들끼리 그럴 수는 없지만 현실 세계에서 국가 관계에서는 그것은 금지되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한·미 동맹은 높은 수준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으며 “그런 신뢰가 있다면,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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