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폭락 지속…대형은행들에 자산 인수 강권

송경재 2023. 4. 27.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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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위기의 또 다른 핵으로 떠 오른 샌프란시스코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주가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또 20% 넘게 폭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무너져 연방정부의 은행 규제가 강화되면 비용이 늘어 퍼스트리퍼블릭 자산을 높은 값에 사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이 대형 은행들에 자산 강매를 성공하고 나면 곧바로 주식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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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25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걸어 들어가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대규모 예금 인출 충격으로 이날도 20% 넘게 폭락했다. AP연합

미국 은행위기의 또 다른 핵으로 떠 오른 샌프란시스코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주가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또 20% 넘게 폭락했다. 전날 주가가 반 토막 난데 이어 이날 오전 30% 가까이 더 폭락했다가 그나마 낙폭이 좁혀진 것이 이 정도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올들어 이미 주가가 90% 넘게 폭락했고, 이날도 다시 사상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24일 퍼스트리퍼블릭이 지난 1·4분기 동안 예금 잔액이 40.8% 급감했다고 발표한 것이 주가 폭락 방아쇠를 당겼다.

예금주들이나 투자자들 모두 퍼스트리퍼블릭이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렸음을 뜻한다.

지난달 10일 붕괴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퍼스트리퍼블릭은 둘 다 샌프란시스코가 거점이라는 점, 실리콘밸리 기술 스타트업 대출이 주된 사업 분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은행위기에서 SVB,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붕괴할 다음 주자로 거론됐다.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한 월스트리트 대형 투자은행들이 긴급 자금지원에 나서면서 급한 불을 껐고, 위기도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나 JP모간 등이 300억달러를 모아 퍼스트리퍼블릭에 예금했음에도 불구하고 예금이 지난 분기 1000억달러 넘게 빠져나갔다는 점이 24일 확인되면서 위기는 재점화됐다.

퍼스트리퍼블릭은 또 다시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지난달 자금을 지원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자사가 보유한 대출, 채권 등 자산 가운데 일부를 시장 가격 이상으로 사 달라고 조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들 은행이 이를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일 경우 손실을 보기는 하겠지만 자사가 무너질 경우 은행들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무너져 연방정부의 은행 규제가 강화되면 비용이 늘어 퍼스트리퍼블릭 자산을 높은 값에 사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이 대형 은행들에 자산 강매를 성공하고 나면 곧바로 주식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한편 퍼스트리퍼블릭이 원했던 또 다른 해결 방안 가운데 하나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개입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리퍼블릭 충격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움직임이 비교적 차분한 것을 보고 은행위기 재발 위험은 낮다는 판단을 정부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미 당국자들이 적어도 지금 상태에서는 이번 사태에 개입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SVB 붕괴 사태 당시 대응처럼 FDIC가 자사 자산을 인수하고, 그 대신 예금 전액 지급을 보장해 주는 방안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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