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방어율’ 0점대 평균 자책점 도전하는 3인방
한·미·일 프로야구 초반 0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쏟아지고 있다. 26일 현재 한국 3명, 미국 3명, 일본은 5명이다. 1년 내내 이 페이스를 유지할 순 없겠지만 심상치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한 시즌을 0점대로 마친 투수는 미국에선 1914년, 일본에서는 1970년 이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에선 1993년 선동열(해태·0.78)이 마지막. 한국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선동열 방어율’로 부르는 건 선동열만이 이 0점대를 3번 달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4월 25일까지 드류 루친스키(당시 NC)와 찰스 반즈(롯데)가 0.33, 0.54로 기세등등했으나 결국엔 2.97, 3.62로 시즌을 마쳤다.
◇안우진·페디에 플럿코까지 가세
한국에선 안우진(24·키움), 에릭 페디(30·NC), 애덤 플럿코(32·LG)가 나란히 0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안우진·페디는 5경기, 플럿코는 4경기 선발 등판했다. 페디 0.58, 플럿코 0.77, 안우진 0.84 순이다. 기록만 보면 안우진이 가장 위력적이다. 안우진은 피안타율 0.143, 탈삼진 46개, 볼넷 6개, 1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출루는 안타와 볼넷) 0.69다. 페디는 0.204, 삼진 37개, 볼넷 8개, WHIP 1.00. 플럿코는 0.190, 삼진 14개, 볼넷 8개, WHIP 1.03이다.
안우진과 플럿코는 지난해 나란히 15승(다승 공동 2위)을 거두며 한국 마운드를 장악한 바 있다. 평균자책점도 각각 2.11, 2.39로 1위와 3위.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가는 셈이다. 페디는 MLB(미 프로야구) 선발투수 출신으로 한국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록만 보면 페디는 땅볼 투수다. 아웃 중 땅볼 비율이 41%로 세 투수 중 가장 높다. 안우진은 삼진이 48%, 플럿코는 뜬 공이 51%로 각각 가장 많았다. 볼넷당 삼진 비율이 안우진은 7.67개, 페디 4.63개, 플럿코는 1.75개다. 구위 자체는 안우진이 가장 위력적인 셈이다.
‘학교 폭력’ 논란 때문에 잠시 움츠린 듯 보였지만 안우진은 명실상부한 현재 한국 최고 투수다. 160㎞에 육박하는 직구에 제구력까지 완성 단계고, 여기에 최근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를 비롯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변종 슬라이더 ‘스위퍼’를 연마하고 있다. 최근 팀 동료 에릭 요키시(34)에게 스위퍼 던지는 법을 배워 한참 다듬고 있다. 지난 25일 KT전에서 시험 삼아 6개 던졌다고 한다. 안우진은 “아직 스위퍼라고 부르기엔 부끄러운 단계다. 각이 큰 슬라이더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승부가 어려워졌을 때 던지니 헛스윙이 나왔다. 앞으로 더 잘 다듬어보겠다”고 말했다.
페디는 직구 구속이 150㎞대 초반으로 안우진만 못하지만 커터와 커브, 체인지업이 수준급이고 올 시즌 한국에 오기 전 스위퍼도 익혔다고 한다. 같은 팀 포수 박세혁(33)은 “똑바로 들어오는 공이 없을 정도로 무브먼트가 좋다”고 전했다.
플럿코는 힘으로 밀어불이기보단 맞혀 잡는 편이다. 직구가 145㎞ 안팎 정도밖에 안 나오지만 제구력이 뛰어나다. 상대적으로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다 보니 뜬공 투수라는 특징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오타니와 사사키… 일본 대표 투수들 괴력
투타 겸업으로 MLB 최고 스타로 떠오른 오타니도 0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 중이다. 26일 현재 올 시즌 5차례 선발 등판해 3승을 거뒀고, 평균 자책점은 0.64로 전체 2위에 올라있다. 시속 160㎞ 넘는 빠른 공에 좌우로 43㎝ 가까이 휘는 스위퍼를 구사하는 그는 삼진 38개(리그 6위)를 잡는 동안, 안타는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적은 8개만을 내줬다.
평균자책점 1위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소니 그레이(34)다. 그 역시 5경기에서 3승을 올렸다. 그는 데뷔 11년 차 베테랑이지만 최정상급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올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몸값을 높이고 있다. MLB 연봉 순위 5위(3600만달러·약 481억원) 게릿 콜(33·뉴욕 양키스)이 평균자책점 0.79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에선 5명이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이다. 그 중에서도 일본 차세대 에이스라 불리는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가 단연 돋보인다. 그는 3경기에서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20이닝동안 안타 5개, 볼넷 3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은 20개 잡았다. 그는 일본 야구 개막 후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기존 31이닝)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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