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81] 팔간
한비자는 신하들이 흔히 군주에게 저지르는 간사한 짓들을 다음과 같이 여덟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동상(同床)은 군주의 처첩을 통해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신하들이다. 둘째 재방(在旁)은 군주 곁에 있는 환관이나 심부름꾼 등에게 환심을 산 다음에 그들을 통해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신하들이다. 셋째 부형(父兄)은 군주의 친인척들 환심을 사서 자기들 요구 사항을 군주에게 전달해 관철하는 신하들이다.
넷째 양앙(養殃)이다. 재앙을 기른다는 말인데 군주로 하여금 궁궐과 누각 그리고 연못 가꾸기를 좋아하게 만든 다음에 자기들 이익과 욕심을 챙기는 신하들이다. 다섯째 민맹(民萌)이다. 신하가 공공 재물을 마음대로 나눠줘 백성 환심을 사는 것이다. 이리 하여 군자가 받아야 할 칭송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군주를 가로막는다.
여섯째 유행(流行)은 구중궁궐에 갇힌 군주가 세상과 고립되어 있음을 이용해 간사한 신하가 말 잘하는 유세객을 내세워 군주의 귀를 흐리고 마음을 허물어트리는 것을 말한다. 일곱째 위강(威强)은 세력을 가진 신하가 무사를 길러 자기를 편들면 이롭게 해주고 자기를 위하지 않으면 반드시 죽게 된다는 점을 보여 다른 신하와 백성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군주는 꼼짝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사방(四方)이다. 이런 신하는 큰 나라 위세를 이용해 자기 군주를 협박한다.
한비자는 이 팔간(八姦)에 대해 각각 여덟 가지 방책을 제시하는데 그중 두 가지만 들어보자. “현명한 군주는 내실에서 부인들과 함께 즐거이 지낼 뿐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며 사사로운 청탁도 못하게 한다. 측근 신하들에 대해서도 그들을 부리지만 반드시 자신들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물어 허튼 말을 하지 못하게 한다.” 나머지 여섯 방책이 궁금한 사람은 책 ‘한비자’ 팔간(八姦)편을 읽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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