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최초의 여성 인상파 화가를 앗아간 ‘장티푸스’
프랑스 작가 베르트 모리조(1841~1895년)는 최초의 여성 인상파 화가로 불린다. 신변의 평화로운 생활을 주로 그렸고, 여성 특유의 단아한 화풍을 보였다. 그가 45세에 그린 <부엌이 있는 식당에서(In the Dining Room)>는 유화 캔버스 그림이다. 식당 한 가운데 하얀 앞치마를 두른 젊은 여성이 서 있다. 당시 생활 양식을 감안하면, 식당서 일하는 하녀로 보인다. 왼쪽에는 식기가 나열된 어수선한 진열장이 있고, 오른쪽에는 과일이 널린 테이블이 있다. 여인의 모습은 편안해 보이며, 식당을 책임진 여주인처럼 느껴진다. 여자의 삶에 주목한 여성 인상파 화가다운 그림이다.
모리조는 화가로 승승장구하던 54세에 장티푸스로 죽음을 맞았다. 이는 장티푸스균(Salmonella Typhi)에 의한 급성 감염 질환이다. 물로 옮겨지는 대표적인 수인성 전염병으로, 균을 가진 환자의 대소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 전염된다. 오염된 물에서 자란 갑각류나 어패류, 배설물이 묻은 과일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되면, 평균 8~14일의 잠복기를 지나, 발열과 두통, 오한, 식은땀, 권태감 등이 나타난다. 발병 초기, 몸통에 일시적으로 피부 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설사는 어린 소아에서 더 흔하다.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리조가 살던 시절에는 환자의 4분의 1 정도까지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었으나, 요즈음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치유된다”며 “열로 탈수가 심할 수 있어 환자에게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장티푸스 백신이 나와 있어 공중위생이 불량한 국가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2주 이전에 접종받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같은 호흡기질환 예방은 마스크, 물로 옮기는 전염병은 손 씻기가 예방제다. 모리조 그림 단상, 부엌은 풍요한 삶 키우는 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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