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탈당’ 아니라더니…민형배 복당 野도 시끌

박홍근 “소신따라 검수완박 동참” 주장

- 이상민은 “돈봉투 이어 오물 뒤집어써”
- 지역구 광주서도 “반헌법적 행위” 반발
- 국힘 “상식·양심 내팽개쳐” 비판 가세
- 김홍걸 복당 확정땐 2석 늘어난 171석

지난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꼼수 탈당’이라는 비판을 받은 민형배(사진) 의원이 결국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상식과 양심마저 내팽개쳤다”고 질타했으며,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불가피하게 민 의원은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입법에 동참했었다”며 민 의원의 복당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검수완 입법 과정에서 문제 삼지 않았으나, (민 의원의 탈당으로) 여당의 심사권 제한을 지적했다”며 “헌재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절차상 문제를 지적받은 것도 겸허하게 수용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법안 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는 안건조정위원회에 상정시켰다.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법안의 전체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이에 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의원 자격으로 안건조정위원에 선임됐다. 안건조정위의 3분의 2(4명)를 채운 민주당 의원과 민 의원이 ‘안건조정위 종료’에 찬성하면서 최장 90일간 논의 기간이 보장되는 안건조정위는 17분 만에 종료됐다.

민주당은 이날 지난 2020년 재산신고 누락 의혹이 제기돼 제명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의원의 복당도 의결했다. 당 관계자는 “다만 김 의원은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처분을 받았던 터라 당무위 최종 의결을 거쳐야 복당이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복당까지 완료되면 민주당 의석수는 169석에서 171석으로 2석 늘어나게 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도부의 복당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명(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은 이날 “꼼수 탈당, 참 부끄러운 짓인데 복당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라며 “돈봉투 사건으로 당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추악한 오물을 뒤집어쓴 느낌”이라고 적었다.

민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광산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광산시민연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훼손”이라며 “민주당의 행위는 반헌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과 민 의원의 행동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이번 복당 결정은 다시 한번 민 의원 행위가 꼼수탈당이자 위장탈당이었음을 자인한 꼴”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비판에 가세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아무리 뻔뻔함이 민주당의 DNA라고 하더라도 이재명 방탄과 ‘쩐당대회’ 모르쇠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이제는 아예 상식과 양심마저도 내팽개친 모양”이라며 “헌법재판소 판결을 왜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는커녕 ‘헌재가 위장 탈당을 문제 삼지 않았다’며 거짓말을 한 민주당 행태는 뻔뻔함의 극치이자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며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