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기억력 떨어지는 이유

나흥식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2023. 4.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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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학 박사 나흥식의 몸이야기] 삶의 경험치 쌓여 갈수록 새 정보 기억 힘들어

면역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침입자의 항원을 기억해 둡니다. 기억 B, T 림프구가 그 기능을 담당하지요. 침입자의 항원을 기억해 두면 추후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방 접종을 받는 이유입니다.

노년층이 걱정하는 치매와 면역 노화는 기억 저하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다양한 침입자의 노출로 인해 그 항원을 기억한 림프구의 수가 증가합니다. 그로 인해 새로운 항원을 기억할 림프구 수는 줄어들겠지요. 노년층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예방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노화로 인해 림프구의 수명을 의미하는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면서 재생이 덜 되는 것도 예방 접종 효과를 낮춥니다.

나이가 들수록 해마에 기억한 정보가 늘어납니다. 반면 새로운 것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나 능력은 젊은 때만 못하지요. 해마 신경세포의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것도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합니다.

우리 먼 조상들은 큰 뇌를 위해 양질의 먹이를 찾아 헤맸고 최적의 방법과 장소를 기억해야 했습니다. 노출 증가로 다양한 항원을 접하게 되어 적절한 면역 시스템도 필요했지요.

최근 들어 치매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늘어난 수명과 함께 운동 부족의 영향이 큽니다. 운동이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해주기 때문입니다. 면역 노화도 치매와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운동이 림프구와 해마 신경의 재생을 도와 우리를 젊게 만들어줄까요? 논란이 있지만, 조상들의 삶에 힌트가 있을 듯합니다. 먹이를 찾아 끊임없이 걷고 달렸던 유산소 운동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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