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파리는 한식의 전성기일까? 위기일까?[정기범의 본 아페티]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 2023. 4.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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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식재단에서 제작한 '해외 한식 레스토랑 가이드북'의 파리 편 집필을 맡았었다.
당시 책에 소개된 파리의 한국 식당 수는 40여 개였고 이들 중 대부분은 한국인이 주인이었다.
현재 파리에서 영업 중인 200여 개의 한국 식당 중 70% 이상의 주인이 외국인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파리에 일본 식당 간판을 내건 곳 중 대부분이 중국인이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오픈하는 한국 식당 주인도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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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식재단에서 제작한 ‘해외 한식 레스토랑 가이드북’의 파리 편 집필을 맡았었다. 당시 책에 소개된 파리의 한국 식당 수는 40여 개였고 이들 중 대부분은 한국인이 주인이었다.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 온 16구의 우정식당과 5구의 한림식당은 파리 이민 1세대가 문을 연 곳으로 지금도 2세들이 바통을 넘겨받아 영업 중이다.
BTS와 블랙핑크가 주도하는 케이팝과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더 글로리’를 비롯하여 프랑스 넷플릭스 상위권을 넘나드는 한국 드라마가 견인하는 코리안 컬처의 높아진 위상을 볼 때 이제 한류는 비주류를 넘어 주류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케이푸드에 열광하는 프랑스인을 겨냥해 새로이 오픈하는 한국 식당과 한국 식품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 또한 유행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문을 연 한국 식당 몇몇이 이슈가 되고 있다. 구글 평점 4.9(만점 5점)의 ‘맛있다’는 샴페인의 도시, 아이의 한 샴페인 하우스에서 미슐랭 스타 셰프 3명을 초대해 궁중 요리 팝업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종교적인 이유나 경제적인 이유로 닭을 선호하는 프랑스인들에게 삼계탕 전문점으로 이름을 알린 ‘종로삼계탕’과 프라이드와 양념치킨 전문점을 연 ‘올리브치킨’도 현지인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떡볶이와 김밥과 같은 스트리트 푸드가 있는 ‘동네’와 팥빙수와 과일빙수 등을 프랑스에 처음 소개한 ‘플러스82카페’(사진)의 활약도 눈에 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음식의 인기에 편승하여 외국인들이 한국 식당을 잇달아 열면서 엉터리 한식을 내놓는 곳들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높아 간다. 현재 파리에서 영업 중인 200여 개의 한국 식당 중 70% 이상의 주인이 외국인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파리에서 운영 중인 아시아 식당 중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하는 중국 식당은 이미 5000개를 넘어선 지 오래이고, 2000여 개의 인도 식당이 그 뒤를 잇는다. 파리에 일본 식당 간판을 내건 곳 중 대부분이 중국인이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오픈하는 한국 식당 주인도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와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우수한 우리 음식 문화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홍보 전략을 기본으로 한식 전문 인력 양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리와 달리 끈끈한 인간관계와 가족 중심의 운영에서 해답을 찾는 중국 식당, 일본인이 운영하고 일본인 셰프가 일하는 식당에 인증 스티커를 붙여 차별화를 보여주는 일본 식당, 태국 정부가 타이 셀렉트 레스토랑 인증 제도 및 조리 프로그램 등을 시스템적으로 지원하는 태국 식당에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겠다.
제대로 된 한국 식당보다 무늬만 한국 음식을 내놓는 한국 식당이 늘어 간다면 프랑스인들은 머지않아 한국 음식을 외면할 것이 확실하다. 파리 한국 식당들에 한식의 전성기는 동시에 위기가 될 수도 있다.
BTS와 블랙핑크가 주도하는 케이팝과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더 글로리’를 비롯하여 프랑스 넷플릭스 상위권을 넘나드는 한국 드라마가 견인하는 코리안 컬처의 높아진 위상을 볼 때 이제 한류는 비주류를 넘어 주류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케이푸드에 열광하는 프랑스인을 겨냥해 새로이 오픈하는 한국 식당과 한국 식품점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 또한 유행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문을 연 한국 식당 몇몇이 이슈가 되고 있다. 구글 평점 4.9(만점 5점)의 ‘맛있다’는 샴페인의 도시, 아이의 한 샴페인 하우스에서 미슐랭 스타 셰프 3명을 초대해 궁중 요리 팝업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종교적인 이유나 경제적인 이유로 닭을 선호하는 프랑스인들에게 삼계탕 전문점으로 이름을 알린 ‘종로삼계탕’과 프라이드와 양념치킨 전문점을 연 ‘올리브치킨’도 현지인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떡볶이와 김밥과 같은 스트리트 푸드가 있는 ‘동네’와 팥빙수와 과일빙수 등을 프랑스에 처음 소개한 ‘플러스82카페’(사진)의 활약도 눈에 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음식의 인기에 편승하여 외국인들이 한국 식당을 잇달아 열면서 엉터리 한식을 내놓는 곳들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높아 간다. 현재 파리에서 영업 중인 200여 개의 한국 식당 중 70% 이상의 주인이 외국인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파리에서 운영 중인 아시아 식당 중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하는 중국 식당은 이미 5000개를 넘어선 지 오래이고, 2000여 개의 인도 식당이 그 뒤를 잇는다. 파리에 일본 식당 간판을 내건 곳 중 대부분이 중국인이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오픈하는 한국 식당 주인도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와 같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우수한 우리 음식 문화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홍보 전략을 기본으로 한식 전문 인력 양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두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리와 달리 끈끈한 인간관계와 가족 중심의 운영에서 해답을 찾는 중국 식당, 일본인이 운영하고 일본인 셰프가 일하는 식당에 인증 스티커를 붙여 차별화를 보여주는 일본 식당, 태국 정부가 타이 셀렉트 레스토랑 인증 제도 및 조리 프로그램 등을 시스템적으로 지원하는 태국 식당에서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겠다.
제대로 된 한국 식당보다 무늬만 한국 음식을 내놓는 한국 식당이 늘어 간다면 프랑스인들은 머지않아 한국 음식을 외면할 것이 확실하다. 파리 한국 식당들에 한식의 전성기는 동시에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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