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혹 8개종목 연사흘 최대 66% 폭락… 檢, 10명 出禁

신아형 기자 2023. 4.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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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계 SG증권발(發) 대량 매도 종목들의 주가가 사흘째 폭락한 가운데 이번 폭락 사태에 연예인과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굴려온 작전 세력이 연관됐다는 주가 조작 의혹까지 제기됐다.

금융·수사당국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미 8개 하락 종목의 시가총액은 사흘간(24∼26일) 7조4000억 원 상당 증발했고 주가는 최대 65.65%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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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發 ‘주가 폭락’ 수사 착수
프랑스계 SG증권발(發) 대량 매도 종목들의 주가가 사흘째 폭락한 가운데 이번 폭락 사태에 연예인과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굴려온 작전 세력이 연관됐다는 주가 조작 의혹까지 제기됐다. 금융·수사당국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미 8개 하락 종목의 시가총액은 사흘간(24∼26일) 7조4000억 원 상당 증발했고 주가는 최대 65.65% 곤두박질쳤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하한가를 기록한 삼천리,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등 8개 종목은 3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5일에는 이 중 다올투자증권(―9.92%)과 하림지주(―13.13%)를 제외한 6개 종목이, 26일에는 삼천리(―29.92%), 서울가스(―29.85%), 대성홀딩스(―29.94%), 선광(―29.93%) 등 4개가 또다시 하한가를 찍었다. 26일 종가 기준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1일 대비 7조3907억 원 감소했고 6개 종목의 주가가 60% 이상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작전 세력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흘러나온다. 약 2년 동안 이 종목들의 주가는 특별한 이유 없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려 왔는데 특정 세력이 꾸준히 자전·통정거래를 벌이면서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려 왔다는 것이다. 자전·통정거래는 여러 명이 짜고 정상 거래인 것처럼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면서 시세를 조종하는 수법을 일컫는다.

실제로 하락한 종목들은 공통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주식들이다. 도시가스 관련주인 대성홀딩스와 삼천리, 서울가스 그리고 지주사인 다우데이타, 선광, 세방, 하림지주 등은 모두 유동주식 수가 적은 기업들로 본래 주가 변동성이 낮았다. 그럼에도 2020년 1월 평균 주가가 8180원이었던 대성홀딩스는 2021년 1월 2만7650원, 1년 뒤 4만7850원, 올해 1월 11만9500원까지 올랐다. 삼천리 역시 지난달 기준 2년 전보다 7배 가까이 뛰었고 선광은 5배 이상 올랐다.

작전 세력들은 의사와 연예인, 고액자산가 등으로부터 개인당 수십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모은 뒤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로 거래를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기초자산의 직접 보유 없이 일부 증거금을 내고 차익만 결제하는 CFD는 거래 구조상 투자 주체가 특정되지 않는다. 40%의 증거금률로 최대 2.5배 레버리지(빚) 투자가 가능해 위험도가 높은 만큼 국내 증권사들은 헤지(위험 분산)에 더 유리한 외국계 증권사에 실제 매매를 위탁한다. 거래 시스템상 외국인이나 기관이 주문한 것으로 뜨기 때문에 불법 거래 등에 악용하기에 더 용이한 것이다.

가수 임창정 씨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30억 원을 투자했다가 이번 폭락 사태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들 작전 세력이 끌어올려 놓은 주가가 하루아침에 폭락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해 매도했거나 별도의 공매도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에 착수하고 증권사 수뇌부들을 긴급히 불러모으는 등 수습에 나섰다. 논란이 된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선 이달 중순경 인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24일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10명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도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28일 오전 금융투자협회에서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긴급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증권사에 내부 통제를 가다듬고 고객에게 ‘빚투’(빚내서 투자) 자제를 유도해줄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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