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선언, 북핵 불안 한국인 안심 의도…美 억지력 더 가시화"-외신(종합)

박준호 기자 2023. 4. 27. 00: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군사적 가치 없어" "북 핵프로그램 저지 시도, 교착 상태 인정"

[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환영사를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3.04.26.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의 핵무장 잠수함이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정박하는 계획 등 북한의 핵위협 속에 한국에 대한 지원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 언론들도 주목하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CNN은 "정상들은 핵탄도 잠수함의 배치를 포함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여 한국과 함께 새로운 약속을 하면서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핵심적인 새로운 협정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미국의 핵탄도 잠수함의 한국 방문을 포함한 전략적 자산의 정기적인 배치를 통해 우리(미국)의 억지력을 보다 가시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할 것"이라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CNN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미국의 추가 핵 자원을 배치하기로 한 결정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진전을 저지하려는 시도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면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가속화하고 또 다른 핵실험을 준비함에 따라 독재자 김정은과의 외교 시도는 대부분 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더 광범위하게, 이번 (윤 대통령의)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맞이하기 일주일 전,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이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기 몇 주 전에 이루어진 이번 방문으로 미국이 인도-태평양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중요성을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미 NBC도 "윤 대통령은 12년 만에 한국 지도자로서 미국 국빈방문이고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인도·태평양 지도자로서는 처음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AP통신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지난 몇 달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속도가 빨라진 것에 대해 양국 지도자들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순간에 윤 대통령을 국빈 방문으로 초청하면서 공개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이 수개월 동안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있었으며 미국의 확장억제력의 '매우 분명한 힘의 과시'는 협정의 필수적인 측면이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협정은 북한의 공격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완화하고 북한이 거의 50년 전 핵확산금지조약에 서명하면서 포기한 자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은 또한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경우 핵 대응 전략에 대해 더 깊이 협력할 것이지만, 그러한 무기에 대한 작전 통제권은 미국의 통제 하에 있을 것이며, 한국에는 핵무기가 배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측이 워싱턴 선언이라고 부르는 이 합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의 핵심"이라며 "새로운 협력은 NATO 국가들이 가능한 핵 충돌에 대해 계획하는 방식을 밀접하게 모델로 하지만 미국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여부를 결정할 단독 권한을 갖게 된다"고 보도했다.

NYT는 워싱턴 선언이 몇 가지 이유로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하면서 "(여론조사에서)한국의 독자적인 핵전력을 건설하는 것에 찬성하는 다수를 발견한 한국 국민들에게 확신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올해 초 그 선택에 대해 공개적으로 숙고했지만 그의 정부는 신속하게 성명을 철회했고, 또한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재도입할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이는 한국 정부가 최근 몇 주 동안 더 이상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힌 조치"라는 점을 부연했다.

NYT는 또 "미국은 조지 H.W. 부시 행정부 시절인 1991년에 한국에서 마지막 핵무기를 철수시켰다"며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가 거의 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의 국방 전략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약속을 뒤집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수년간 비핵공격 옵션을 개선해 왔으며, 약 1시간 안에 세계의 어떤 목표물에도 도달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의 정밀도와 위력을 향상시켜 왔다"며 "그러나 한국은 북한이 미국 도시를 공격할 위험이 있더라도 미국이 핵 대응으로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저지할 것이라는 개념인 '확장 억제력'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미간 핵협의그룹(NCG·US ROK Nuclear Consultative Group)을 신설하기로 한 것과 관련,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4월 초 CNN에 "우리는 핵무기를 포함하여 다양한 시나리오를 거치는 모의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한국인들은 핵무기를 사용한 경험이 없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그들과 함께 모의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라며 "한국인들은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목표물과 효과에 대해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국이 목표물을 통제하는 것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BC는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 "미국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핵 무장 잠수함을 한국에 배치 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1980년대 이후로 발생하지 않은 탄도미사일 잠수함을 한국에 정박시키려는 계획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을 '더 가시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도했다.

또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포함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일시적으로 핵무장 잠수함과 폭격기와 같은 군사 자산의 수를 늘릴 것"이라고 전하면서 "또한 북한에 대한 '억지 및 방어'를 위한 합동 훈련, 정보 공유 및 군사 훈련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미국 정부의 방침과 관련해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는 NBC에 "이 발표는 순전히 상징적"이라며 "미국이 여전히 한국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한국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루이스는 "그러나 그 약속은 군사적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핵잠수함이 수개월 안에 한국을 방문하기로 한 데 대해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례 없는 미사일 발사 증가와 북한의 공개 위협에 따라 한국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광범위한 추진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또 "한국 국민은 한때 비주류로 여겨졌던 정서가 이제는 주류가 된 자체 핵무기 보유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지지하게 되었다"며 "지난 10년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대다수가 핵무장을 지지하고 있으며, 현재는 70% 이상이 핵무장을 지지하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북한의 핵 야망과 주장적인 중국 앞에서 더욱 강해질 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한국 내 여론의 변화에 주목했고, 미 행정부 관리들은 윤 대통령의 유권자들 사이의 긴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새로운 협력 조치를 공개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한국인들은 북한의 위협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왔지만, 불안한 한국 국민들은 한국이 미국에 더 강력한 억제책을 요구하도록 자극했다"며 "그 발표(워싱턴 선언)는 이전의 약속을 다시 포장하거나 기존 정책에 새로운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그러한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