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호실적에 웃고 은행 위기에 울고…미 증시 혼조

김정남 2023. 4. 2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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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호실적에 나스닥 지수를 중심으로 강세 압력이 있지만, 중소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연일 흔들리며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탓이다.

월스트리트 얼라이언스그룹의 아딜 자만 파트너는 "(MS와 알파벳의 호실적은) 긍정적인 촉매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퍼스트리퍼블릭이 헐값에 처분할 경우 미실현 손실이 발생하면서 SVB 파산과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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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구글 호실적에 뉴욕증시 강세 압력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호실적에 나스닥 지수를 중심으로 강세 압력이 있지만, 중소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연일 흔들리며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탓이다. 은행권 위기가 재점화하면서 당분간 투심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사진=AFP 제공)

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4% 하락하고 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4% 오르고 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90% 뛰고 있다.

3대 지수가 장 초반부터 강세 압력을 받는 것은 빅테크 호실적 덕이다. MS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이 528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2.45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를 모두 웃돌았다. 특히 애저(Azure), 퍼블릭 클라우드 등을 포함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부의 매출액이 16% 급증했다.

구글도 클라우드 부문의 선방에 힘입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알파벳의 1분기 매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 2.6% 증가한 69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클라우드는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MS와 알파벳 주가는 현재 7% 이상, 1% 이상 각각 오르고 있다. 애플과 아마존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내놓는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역시 2% 가까이 뛰고 있다.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포진한 빅테크가 호실적을 내면 위험 선호는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 얼라이언스그룹의 아딜 자만 파트너는 “(MS와 알파벳의 호실적은) 긍정적인 촉매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는 중소 은행 위기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설에 휩싸인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현재 27.41% 폭락하고 있다. 장중 30% 이상 떨어졌으며, 한때 거래가 중단됐다. 전날 50% 가까이 폭락한 이후 또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퍼스트리퍼블릭이 재기하려면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자산 매각이다. 블룸버그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대 1000억달러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구매자는 대형 은행 등이 유력하다. 다만 퍼스트리퍼블릭이 헐값에 처분할 경우 미실현 손실이 발생하면서 SVB 파산과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악화할 경우 SVB처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밑으로 모든 자산과 예금을 이전시키는 관리 체제로 들어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녹록한 것은 아니다.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은 퍼스트리퍼블릭 구제금융 과정에 개입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의 주가는 모두 하락하고 있다.

이날 경제 지표는 그나마 긍정적으로 나왔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3.2%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0.5% 증가)를 상회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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