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M87 은하 초거대 블랙홀 주위서 '부착 원반' 사상 첫 포착'

한미일 등 17개국 연구팀 "블랙홀로 빨려드는 물질서 제트 방출하는 영역"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한미일 등 17개국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지구에서 5천4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 중심부의 초거대 질량 블랙홀에서 물질이 빨려들며 형성된 고리 모양 '부착 원반(accretion disc)을 처음으로 관측했다.

N87 은하 중심부 초거대 질량 블랙홀에서 포착된 '부착 원반' [Nature 논문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천문연구원과 경북대 등을 포함해 17개국 64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은 27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세계 각지에 있는 전파망원경 관측망으로 M87 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에서 고리 모양의 부착 구조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초거대 질량 블랙홀 주위 영역을 포착한 이 이미지는 강력한 제트가 나오는 고리 구조를 보여주며 이는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드는 부착 흐름 영역으로 해석된다면서 이 발견이 블랙홀 특성에 대한 이해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대형 은하의 중심에는 에너지를 내뿜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초거대 질량 블랙홀의 특성을 조사하는 것은 활동성 은하핵에서 작용하는 물리적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

2018년 사상 최초로 관측된 M87 중심부 초거대 질량 블랙홀 국내 천문학자를 포함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은 2019년 4월 10일 지구에서 5천4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HT는 블랙홀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 국제협력을 통해 구축한 지구 크기의 거대한 가상 망원경이다. [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활동성 은하핵은 일부 은하의 중심에 있는 영역으로 블랙홀로 빨려드는 먼지와 가스에서 방출되는 빛과 에너지 제트 때문에 은하의 나머지 부분들보다 훨씬 밝다. 지구에서 5천4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M87 은하는 이런 블랙홀 부착과 제트 형성을 연구하는 주요 대상이 돼 왔다.

연구팀은 2018년 촬영된 M87 은하 사진을 정밀 분석해 새로운 고해상도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2018년 관측은 전 세계 전파망원경 관측망을 결합한 '글로벌 밀리미터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집합체'(GMVA)로 이뤄졌으며 여기에 칠레 북부 사막에 있는 대형 전파망원경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와 그린란드 망원경(GLT) 관측이 더해졌다.

고해상도 이미지 분석에서 초거대 질량 블랙홀 주변 영역에서 강력한 제트가 뿜어져 나오는 고리 구조가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 고리 구조는 2017년 '사건의지평선망원경'(EHT)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추론한 것보다 50% 정도 더 크다"며 "이는 블랙홀로 유입되는 부착 흐름 영역으로 해석되며 부착 흐름과 관련된 바람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