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딘 칼’로 친정팀을 찌른 최용수호
‘최용수 더비’ 경기 전부터 관심
이웅희, 후반 추가 시간 ‘극장골’
최 감독 “내 인생 최고의 명경기”
프로축구 강원FC의 최용수 감독과 이웅희가 친정팀 FC서울에 비수를 꽂으며 시즌 개막 후 9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강원은 26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3 K리그1 서울과의 9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터진 이웅희의 극장골로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강원은 시즌 9경기 만에 감격의 첫 승(4무4패)을 따냈다.
이날 경기는 ‘최용수 더비’로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최 감독은 서울에서 현역과 감독으로 모두 K리그를 제패하며 서울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최 감독은 홈경기에 첫 승이 간절한 상황에서 친정팀을 꺾어야만 하는 얄궂은 운명과 맞닥뜨렸다. 더군다나 강원은 지난 8경기 3골의 빈공으로 승리 없이 어려움을 겼었던 반면, 서울은 매 경기 골을 넣으며 리그 상위권을 지키는 등 흐름을 타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승리가 간절했던 강원 선수들의 투지가 서울의 기세를 눌렀다. 전반 24분 강원이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하프라인 밑에서부터 볼을 빼앗은 왼쪽 윙어 양현준이 측면에서 골라인 근처까지 드리블을 하다가 컷백 패스를 내주자 박상혁이 받아 가볍게 밀어넣어 득점으로 연결했다.
강원은 섣불리 라인을 올리지 않고, 확실한 역습 상황에서만 공격을 전개하는 인내심을 보였다. 서울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일류첸코를 빼고 황의조를 투입하며 공세를 예고했다. 하지만 강원이 채 1분도 안 돼 추가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한국영이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침투해 들어가던 정승용에게 패스를 내줬고, 정승용은 한 차례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제치자마자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강원의 첫 멀티골이 터졌다.
서울도 곧바로 반격했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임상협이 밀어넣어 만회골을 넣은 뒤부터 본격적으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임상협이 다시 문전에서 흐른 공을 다시 밀어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강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빈의 슈팅은 살짝 골문을 벗어났고, 후반 41분 갈레고의 슈팅은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막혔다. 점차 골문을 정조준하며 승리 기회를 노렸다. 결국 후반 추가 시간 강원의 극장골이 나왔다. 갈레고가 날린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된 것을 수비수 이웅희가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내 커리어에 많은 승리를 거뒀지만, 오늘 경기는 앞으로도 손으로 꼽을 만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승격팀 돌풍의 주인공 광주FC를 1-0으로 물리쳤다. 또 다른 승격팀 대전 하나시티즌은 전북 현대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대전은 5승(2무2패)째를 따내며 강원에 패한 서울(승점 16점)을 4위로 끌어내리고 3위(승점 17점)로 올라섰다. 수원에서는 수원FC와 대구FC가 치열한 공방 끝에 1-1로 비겼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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