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3차 한림읍 경청회 ‘마무리’
[변준성 기자(=제주)(tcnews@naver.com)]
논란이 계속되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두고 제주도가 도민의 의견을 수립하는 경청회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그 세 번째 경청회가 제주 서쪽지역인 한림읍에서 우려했던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제주도가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제주 제2공항 3차 도민경청회’가 지난 25일 제주시 한림수협 다목적어업인종합지원센터에서 도민들의 협조 속에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날 공청회는 지난 2차에서 벌어진 찬·반 양측의 대립으로 기대 밖으로 격화된 것에 원활한 운영을 위해 진행방식이 일부 변경됐다. 제주도는 개회 전부터 참석자들에게 준수사항 안내문을 배포하고, 폭언이나 욕설, 인권침해 발언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할 경우 1차 경고, 2차 마이크 전원 차단 등의 조치, 방침을 전달했다.
또한 제주도 사회협약위원회와 인권보장 증진위원회 위원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지킴이의 참관을 요청했으며,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행사장 내·외에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배치했다.
특히 제주시 서부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위해 서부지역 주민에게 우선 발언권을 부여하고,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설명, 찬・반측 대표 의견 제시, 플로어 의견 수렴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도민경청회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진인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해 제주도 관계자가 참석했는데 먼저 용역에 참여한 포스코이앤씨 정기면 이사가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정 이사는 ▷제2공항 건설 추진 배경과 경과 ▷항공수요 예측에 따른 제2공항 운영방안 ▷시설규모와 배치계획 ▷환경관리계획 ▷지역 상생방안 ▷건설·운영과 재원조달계획 등 제2공항 건설 추진계획과 방향을 설명했다.
찬성 측 대표자로 참석한 우창범 부위원장은 포화상태인 현 제주공항의 수요를 제2공항으로 분산시켜 도민 불편과 불안을 해소해야 하며, 국가시설인 제2공항에 대한 주민투표는 오히려 도민 갈등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부위원장은 제2공항 건설로 서부지역 주민들이 공항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제주공항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서부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며 “교통인프라가 확충되면 한림에서 제2공항까지 1시간대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2공항 이용이 더 편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종훈 제주관광협회 관광지업 부위원장은 제2공항 건설은 항공권 부족과 항공료 급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위원장은 “제주관광의 부정적 인식 중 하나인 비싼 관광요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항공료”라며 “포화상태인 제주공항의 인프라가 우선 확충되지 않는다면 항공권 부족과 비싼 항공료로 많은 관광객이 내륙 타 지역으로 관광코스를 변경하면서 제주관광의 경쟁력이 하락될 것”이라며 제2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대측 대표자인 홍영철 공동대표는 제2공항 기본계획에 제주공항과 제2공항의 역할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문제점과 함께 제2공항이 성산지역 동굴과 숨골을 파괴해 도민의 안전을 해치고 지하수 부족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홍 공동대표는 “지난 2015년도 공항 활용계획에서는 제2공항에 국제선 전부와 국내선 50%, 제주공항 국내선 50%에서 2019년도 제2공항 국내선 50%, 제주공항 국제선 50%, 국내선 50%로 변경됐는데, 이번 기본계획은 실시계획 단계에서 결정하겠다고 한다”며 “활용계획이 없다는 것은 기본계획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은 제2공항 도민갈등은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제주공항보다 면적이 큰 제2공항을 국내선 50%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제2공항이 공군기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평화의섬으로 지정된 제주도에 공군기지가 들어서면 제주도는 떠 있는 항공모함이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역설했다.
이어진 도민경청회에 참석한 도민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3분 간 발언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찬성측 도민들은 국가시설 건설에 따른 지역 발전과 용천수·빗물 활용으로 지하수 부족문제 해결 등을 의견으로 제시했다.
반대측 도민들은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쓰레기, 하수,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유발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수면 상승과 농지·습지 파괴로 인한 기후위기 당면 등을 말했다.
제주도는 이날 의견수렴 이외에도 도민경청회 참석자를 대상으로 제출받은 서면 의견을 공식 의견으로 접수하고 있다. 4차 도민경청회는 제주시 동쪽 지역 주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내달 13일 개최될 예정이다.
[변준성 기자(=제주)(tc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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