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의 키움 안우진, ‘기교’의 NC 페디…색다른 에이스들
5경기 3승 1패 | 평균자책점 1위불안한 내야 수비 ‘고민’
스타일은 다르지만 위력은 매한가지다.
키움 안우진(24)과 NC 에릭 페디(30)가 2023시즌 KBO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안우진이 1.94, 페디가 1.54로 투타 종합 1·2위다. 평균자책점에서는 안우진이 0.84, 페디가 0.58을 기록하고 있다.
안우진의 올 시즌 피칭은 완벽에 가깝다. 구속, 구위, 제구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다. 평균 시속 154.7㎞로 리그에서 가장 빠른 직구에 각도 큰 슬라이더를 겸비했다. 스포츠경향 설문조사에서 KBO 타자 20명은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결정구 1위로 안우진의 슬라이더, 2위로 안우진의 패스트볼을 꼽았다. 9이닝당 평균 볼넷 1.69개(리그 선발 7위)로 제구까지 빼어나다. 안우진을 상대해 본 한 타자는 “빠르기도 빠른데, 슬라이더까지 자유자재로 넣었다 뺐다 하니 답이 없더라”고 말했다.
타자들은 안우진의 공을 좀처럼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다. 헛스윙 비율 37.2%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100번 방망이를 휘두르면 37번은 헛스윙이라는 얘기다. 안우진 바로 다음인 NC 구창모(29.8%), KIA 이의리(29.6%) 등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시즌 초반이라고 하지만 안우진은 9이닝당 삼진 12.94개(리그 1위)로 1이닝당 1개 이상씩 삼진을 뽑아내고 있다.
안우진이 위력적인 구위로 찍어누른다면 페디는 타자들을 흔든다. 포수 박세혁이 “똑바로 들어오는 공이 하나도 없다”고 할 만큼 무브먼트가 좋다. 투심에 커터, 체인지업, 스위퍼까지 구종도 다양하다. 타자들은 어떻게든 공을 맞히려 하지만, 강한 타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페디의 땅볼/뜬공 비율은 2.53에 이른다. KBO 대표 ‘땅꾼’으로 꼽히는 KT 고영표(1.95)를 제치고 리그 1위다. 땅볼 타구가 뜬공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어쩌다 뜬공 타구가 나와도 좀처럼 뻗질 못한다. 페디가 26일 현재까지 5경기 31이닝 동안 허용한 뜬공 타구는 불과 15개. 그중 절반이 넘는 8개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 팝업 플라이에 그쳤다.
지난 7일 선발 맞대결에서 명품 투수전을 펼쳤던 안우진과 페디는 25일 각각 KT와 KIA를 상대로 등판해 나란히 7이닝 무실점 위력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의 3연패, NC의 5연패를 끊는 리그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안우진은 삼진 7개를 뽑았고, 페디는 땅볼 7개에 내야 뜬공 4개를 만들었다.
아쉬운 점은 두 특급 투수 모두 팀 야수진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우진의 9이닝당 득점지원은 올 시즌 현재까지 2.81점에 그치고 있다. 리그 전체 선발 투수들 가운데 6번째로 낮다. 안우진이 5차례 선발 등판에서 2승(1패)에 그치고 있는 이유다.
3승(1패)을 올린 페디는 불안한 팀 수비가 고민이다. 경기당 땅볼을 7개(5경기 38개) 이상씩 유도해내는 페디의 역량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라도 내야 수비 안정이 필요하다. NC는 올 시즌 21경기에서 실책 30개를 저질렀다. 리그에서 2번째로 실책이 많은 LG보다도 7개가 더 많다. 페디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에도 실책 6개가 나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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