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서 갑자기 ‘퍽’하는 느낌이 난다면…
주부 A(56) 씨는 얼마 전 횡단보도를 급히 건너다가 무릎 뒤쪽에 ‘퍽’하는 느낌과 함께 불편함을 느꼈다. 이후 무릎을 많이 구부리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바닥에 쪼그려 앉을 때마다 아팠다.
또 가끔 무릎이 빠지는 느낌도 들었다. 3개월 정도 물리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다. 결국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반월상 연골판 파열’ 진단을 받았다.
반월상 연골판은 대퇴골(넓적다리뼈)과 경골(정강이뼈) 관절면 사이에 있는 반달(C자) 모양 연골판으로 체중 전달ㆍ외력 분산ㆍ관절 연골 보호ㆍ관절 안정성 및 윤활 기능 등 딱딱한 관절 사이에서 부드러운 쿠션 역할을 한다. 무릎 관절 안쪽과 바깥쪽에 하나씩 있다.
허준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20대에게서 외상에 의한 경우가 종종 보고되지만, 대부분 40~50대에게서 사소한 일상생활이나 경미한 부상으로 발생한다”며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자연 치유가 힘든 질환이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자칫 2차적인 관절 연골 손상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퇴행성관절염을 촉진할 수 있다”고 했다.
마침 4월 28일은 관절염의 날이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효과적인 질환 관리법을 공유하기 위해 제정됐다.
◇무릎을 굽혔다 펼 때 통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19년 18만2,651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15만~16만여 명으로 약간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야외 활동이 줄고 병원을 찾는 인원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 원인은 크게 비접촉성 손상ㆍ스포츠 손상ㆍ퇴행성 변화로 나뉜다. 비접촉성 손상은 외부 충격이 없는 데도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발생한 경우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거나 정지할 때 무릎과 무릎 사이에 반월상 연골판이 끼며 발생할 수 있다.
스포츠 손상은 주로 젊은 층에서 발생한다.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발생하는 비접촉성 손상 외에 반복된 점프와 착지로 인해 축적된 미세 손상이나 과격한 운동으로 생기는 충돌 등으로 발생한다.
퇴행성 변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행적 변화로 인해 무릎에 있는 연골판이 손상되는 경우로, 40~60대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면 통증과 함께 대부분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에서 불편을 겪는다. 또 간헐적인 휘청거림(giving way)ㆍ덜컹거림(clunk)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몇몇 환자들은 이를 무릎이 살짝 빠졌다가 들어온다고 표현한다.
퇴행성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주로 내측 반월상 연골판의 후각부에 흔히 나타난다. 쪼그려 앉는 일이 많은 중년 주부들에게서 내측 반월상 연골판 퇴행에 따른 파열이 많은 이유다.
파열이 심하면 파열된 연골판이 관절 사이에 끼이면서 잠김(locking)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는 수술해야 할 수 있다.
◇대증적 치료에도 잘 호전돼
반월상 연골판 파열 치료는 대부분 보전적 치료, 즉 파열된 연골판을 다시 아물게 하는 치료가 아닌 대증적 치료에도 잘 반응하는 편이다. 파열 형태에 따라 봉합하기도 하고 파열된 부위를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수술 치료가 진행되기도 한다.
수술 후에는 적절한 재활 치료(대퇴사두근 운동) 등을 시행하는 것이 일상활동 복귀를 위해 중요하다. 운동이나 활동을 하다가 지속적으로 무릎 통증이 느껴진다면 빨리 치료를 하는 게 좋다.
허준영 교수는 “반원상 연골판 파열은 나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나타나지만 특히 폐경이 지난 중년 여성은 퇴행성 변화로 연골판이 약화하면서 손상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며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더라도 무릎 건강을 위해 꾸준한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허 교수는 “운동을 자주 한다면 운동 전후에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고, 정기검진을 통해 꾸준히 관절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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