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쇼핑, 미 ‘의류’·중 ‘화장품’·일 ‘식료품’에 지갑 연다

구교형 기자 2023. 4. 2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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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외국인 관광객 선호 K상품’ 조사 결과 보니
물건 고르는 기준도 차이, 미 ‘품질’·중 ‘브랜드’·일 ‘한국풍’
아시아권 지출, 미주·유럽보다 월등…중국인 씀씀이 ‘압도적’
중 ‘백화점·면세점’서 과시적 소비…일 ‘편의점’서 실속 소비

코로나19 유행 완화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나라별로 가장 많이 구매하는 품목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은 ‘화장품·향수’, 미국인은 ‘의류·피혁류’, 일본인은 ‘식료품’에 주로 지갑을 열었다. 물건을 고르는 기준은 중국인은 브랜드, 일본인은 한국적인 것, 미국인은 품질을 우선시했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선호 K-상품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75.8%는 화장품 및 향수 품목에 대한 지출이 가장 컸다.

미국인 관광객의 43.4%는 의류 및 피혁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일본인 관광객은 식료품(41.9%)에 대한 응답 비율이 높았다.

쇼핑 지출 규모는 평균 968달러로 권역별로는 아시아(1038달러)가 미주(913달러)와 유럽(870달러)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 관광객 중 가장 큰손은 단연 중국인 관광객(1546달러)이었다.

나라별로 상품을 고를 때 감안하는 1순위 기준도 달랐다. 중국인은 브랜드(35.5%)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 일본인은 한국적 상품(33.8%), 미국인은 품질(39.6%)을 우선으로 꼽았다.

가장 즐겨 찾는 쇼핑 장소도 나라별로 달랐다.

중국인은 백화점(87.1%), 시내면세점(85.5%), 복합문화공간(72.6%) 순으로 응답했다. 일본인은 편의점(86.5%), 소규모 상점(52.7%), 대형할인마트(51.4%)를 자주 이용했고, 미국인은 편의점·백화점(각 62.3%), 재래전통시장(58.5%)을 빈번하게 찾았다.

대한상의는 “중국인은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브랜드를 보고 사는 과시적 소비 특징을 보이는 반면, 실속을 따지는 일본 관광객은 한국적인 상품과 가격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 방문하기 전에 온라인에서 한국 상품을 구매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10명 중 3명이 ‘구매한 경험이 있다(28.0%)’고 답했다. 온라인으로 구매해본 상품은 화장품 및 향수(58.0%), 의류 및 피혁류(38.4%), 과자(34.8%), 한류상품(28.6%), 라면(22.3%), 김치(14.3%) 순이었다.

관광·쇼핑 환경 개선사항으로는 언어소통(50.0%)을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83.9%)이 미국인 관광객(50.9%)에 비해 더 많은 불편을 호소했다. 2014년 5월 대한상의가 조사한 ‘한국 방문 중·일 관광객 쇼핑현황 실태조사’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언어소통(57.3%)을 가장 불편한 사항으로 꼽았던 것과 비교해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코로나19 실내마스크 착용 해제 방침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한이 급증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쇼핑 활성화를 위해 국가별 구매 행태를 반영한 제품을 유통하는 것은 물론 언어소통과 친절한 서비스 제공 등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9일까지 서울역, 김포공항역, 공덕역, 명동, 홍대 일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400명을 대상으로 한 개별 면접을 통해 이뤄졌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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