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아니 감독님 보셨나요" 구자욱, 대구 찾은 이승엽 감독에 결승포로 비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승엽 후계자' 구자욱(삼성)이 적장으로 고향을 찾은 우상 이승엽 두산 감독에게 비수를 꽂는 결승포를 터뜨렸다.
삼성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 감독은 처음 치른 대구 원정에서 옛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두산의 승리만 바라봤지만 쓴 맛을 보게 됐다.
구자욱은 "박진만 (삼성) 감독님 등 우리 코칭스태프가 좋다"면서 "팀이 연패에 빠져있는데 꼭 박진만 감독님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승엽 후계자' 구자욱(삼성)이 적장으로 고향을 찾은 우상 이승엽 두산 감독에게 비수를 꽂는 결승포를 터뜨렸다. 삼성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 감독은 처음 치른 대구 원정에서 옛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두산의 승리만 바라봤지만 쓴 맛을 보게 됐다.
구자욱은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홈 경기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선 4회말 선두 타자로 나가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시속 146㎞ 직구를 잡아 당겨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공교롭게도 타구는 '이승엽 벽화'가 새겨진 오른쪽 외야 관중석 방향으로 날아갔다. 이 한방으로 승부는 갈려 삼성이 1-0 승리를 거뒀다. 4연패를 끊어 시즌 성적은 8승 12패(9위)다. 반면 3연승이 끊긴 두산은 8패(11승 1무)째를 떠안았다.
구자욱과 이승엽 감독의 관계는 남다르다. 이 감독처럼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구자욱은 이 감독이 은퇴하기 전까지 3년(2015~17) 동안 선후배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신인이었던 구자욱은 이 감독 곁에서 노하우를 배웠고, 이 감독도 타격 비결을 아낌 없이 전수했다. 이 감독이 유니폼을 벗을 때는 미래의 삼성 타선을 이끌 '포스트 이승엽'으로도 주목 받았다.
하지만 영원히 '푸른 피'가 흐를 것 같았던 이 감독이 지난해 말 두산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적으로 마주하게 됐다. 전날 경기가 우천 취소된 이후 실내 훈련장에서 이 감독을 마주친 구자욱은 "선배님이라 부를 뻔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승엽 감독님을 그간 선배님이라 불렀는데, 감독님이 되신 모습을 보니 낯설긴 하더라"고 밝혔다.
대신 이 감독이 강조한 것처럼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했다. 구자욱은 "박진만 (삼성) 감독님 등 우리 코칭스태프가 좋다"면서 "팀이 연패에 빠져있는데 꼭 박진만 감독님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리고 구자욱은 승리 약속을 지켰다. 이날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안타 1개가 승부를 가르는 결승 홈런이 됐다. 삼성은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이 6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놨고, '끝판왕' 오승환은 8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홀드를 수확했다. 우완 이승현과 좌완 이승현은 각각 홀드,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라이온즈파크는 대구 원정에 나선 이 감독을 보기 위해 많은 관중이 몰렸다. 평일인데도 9,213명이 찾았다. 2주 전 수요일 SSG와 홈 경기 때는 5,405명이었다. 여전히 이 감독의 등 번호 36번이 새겨진 삼성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있었고, 관중석 한 켠에는 이승엽 유니폼이 줄줄이 걸려 있었다. 또 '집나간 이승엽 돌아와'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잠실에서는 SSG가 LG를 5-3으로 꺾고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KIA도 광주에서 NC에 6-0 승리를 거둬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고척에서는 키움이 KT를 13-2, 부산에선 롯데가 한화를 8-1로 눌렀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6 참패 후폭풍' 토트넘, 원정 응원 팬들에 티켓값 환불
- '한 선수에 농락 당하다니...' 레알 마드리드, 지로나의 '신성'에 4골 허용해 2-4 패배
- 정현, 2년 7개월 만의 단식 복귀전 석패 "부상 트라우마 이겨내려 싸웠다"
- 첫 대구 원정...냉철한 이승엽 감독 "두산 유니폼 입고 삼성 애정 보일 수 있겠나"
- 사실상 EPL 결승전... '3연속 챔피언' 맨시티 vs '19년 만의 우승' 아스널
- 영월 상동고, 전국 첫 야구 공립고 전환… 폐교 위기 구원투수 될까
- 6년을 기다린 간절한 '꽃 청춘'들…“아시아쿼터, 한국에 온 제 꿈이자 목표예요”
- 마구 장착한 초특급 에이스 페디-안우진, '선동열 방어율' 꿈 아니다
- 배지환의 ‘발야구’는 통한다... 2도루 2득점에 시즌 3호 멀티히트까지
-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김민재 상당히 안정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