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도 부담"…'가성비' 편의점 치킨에 맥주까지 가격 뛴다

오정민 2023. 4. 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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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세븐일레븐 5월부터 가격 인상…최대 25%
2월 외식용 맥주 값 10% 뛰어…식당서 한병 6000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치맥(치킨+맥주)'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에 이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인기를 끈 편의점 치킨마저 값을 올리고 있다. 국내 1위 맥주 브랜드 '카스'는 묶음 전용상품 용량을 줄였다.

프랜차이즈 이어 편의점 치킨 값도 최대 25% 오른다

사진=BGF리테일

'가성비 치킨'으로 인기를 끈 편의점 치킨이 다음달 줄줄이 오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다음달부터 점포에서 판매하는 즉석조리 치킨 가격을 최대 12.5% 올리기로 했다.

품목별로 2500원이던 닭다리 넓적다리 매콤넓적다리 가격이 2700원으로 8% 오른다. 버팔로 봉봉스틱은 7500원에서 7900원으로 5.3% 인상되고, 자이언트통다리의 경우 4000원에서 4500원으로 12.5% 가격이 뛴다.

세븐일레븐도 다음달 1일부터 즉석조리 치킨 가격을 최대 25% 인상한다.

다음달부터 옛날 치킨 한 마리 가격은 기존 7900원에서 9900원으로, 국내산 통 반 마리 치킨은 4400원에서 5500원으로 각각 25.3%, 25%씩 가격이 오른다. 이와 함께 국내산 매콤 통가슴살은 2000원에서 2400원으로 20% 오르고,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은 기존 1만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18.4% 상승한다. 

업계는 원재료와 인건비 등 제반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란 입장. 한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거래처에서 공급가 인상을 요청해 연동돼 가격 인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편의점 업계도 원가 인상분 반영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3대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메뉴는 모두 마리당 2만원대에 진입했다. 게다가 교촌치킨은 이달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렸다. 간장 오리지날 제품 가격이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라 인상률이 18.8%에 달했다. 인기 메뉴인 허니콤보는 2만3000원이 돼 소비자 사이에서는 3000~6000원 안팎 배달비를 고려하면 치킨 한 마리 3만원 시대가 임박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사이드메뉴를 묶어 파는 등의 '끼워팔기' 논란이 일며 소비자 체감 가격이 올랐다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식당 맥주 한 병 6000원 시대 진입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소주값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소주 한 병을 6000원 이상에 판매하는 음식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공덕동의 한 음식점 메뉴판에 ‘소주 6000원’이 적혀 있다. 사진= 최혁 기자


치킨과 궁합이 좋은 맥주의 소비자 체감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외식용 맥주 가격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10.5%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0월(10.8%) 이후 24년 4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맥주 한 병 가격이 6000원으로 오른 식당도 드물지 않다. 올해 2월 하이트진로는 음식점·술집 등에서 판매되는 수입주류 출고가를 평균 15.9% 올렸고, 하이네켄코리아는 업장용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 바 있다. 

최근에는 오비맥주가 카스 묶음 전용상품의 가격을 유지했지만 한 캔 용량은 기존보다 5mL 줄였다. 소비자를 의식해 제품 가격은 유지하되 대신 중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사례로 풀이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묶음 할인 패키지 제품의 가격 정책에 일부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기존 할인률이 컸던 패키지인 만큼 용량 변경으로 가격이 인상됐다기보다 할인폭이 조금 감소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먹거리 물가 상승에 "가격 인상 자제"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외식 물가가 30년래 가장 높은폭으로 오른 데 이어 새해도 전방위적으로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식품업체와 외식업체에 잇따라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1일 치킨, 커피, 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동향을 점검했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와 관련 협회에서 당분간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가 식품업계에게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할 것을 당부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정부는 지난 1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식품업계에 사실상 가격 동결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은 후 다방면으로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앞서 2월 '물가안정 간담회'에 참석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제과 동원F&B SPC 오리온 삼양식품 해태제과 풀무원 동서식품 매일유업 등 12개 식품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 "올 상반기에는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최대한 물가안정을 위해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해 외식 물가 상승 기조는 꾸준한 흐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물가는 7.7% 올라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외식 물가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개월 연속 웃돌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16개월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한 상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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