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담배업체 BAT, 대북제재 위반 8,400억 원 벌금…역대 최대”
[앵커]
세계 굴지의 담배 제조 업체가 미국의 대북 제재법을 위반해 벌금을 물게 됐습니다.
서류상 회사를 통해 북한과 몰래 담배 거래를 했다는 건데 내야할 벌금이 8천 4백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글로벌 담배기업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BAT는 2007년, 북한에 더 이상 담배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BAT가 대북 제재를 크게 위반했다며 회견에서 밝힌 내용은 달랐습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제3의 회사를 통해 북한과 몰래 10년이나 더 담배 거래를 했다는 겁니다.
벌어들인 돈은 4억 1천8백만 달러, 우리 돈 5천5백억 원에 달하는데, 서류상 회사를 통해 거래해 미국 은행을 속였습니다.
미국의 은행법, 그리고 국가안보 위협 범죄를 규정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 위반입니다.
[매튜 그레이브스/미국 컬럼비아특별구 검사 : "(담배 거래) 수익의 상당 부분은 북한 정부, 그리고 북한의 군사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으로 바로 환수되는 걸로 여겨집니다."]
미국 법무부가 부과한 벌금은 6억 3천만 달러, 우리 돈 8천4백억 원이 넘습니다.
단일 대북 제재 건으론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매튜 올슨/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 : "미국의 제재를 위반할 경우 치러야 할 비용과 결과에 대해 전 세계 기업들에게 경고하는 최신 사례입니다."]
BAT는 과거 사업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와 함께 심현섭이라는 이름의 북한 은행가와 중국인 조력자 2명을 수배하고 70억 원이 넘는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북한군이 소유한 북한 국영 담배회사를 도와 잎담배를 사들이고 미국 은행을 속여 3백여 차례에 걸쳐 돈거래 한 혐의입니다.
이 거래로 북한이 얻은 이득도 7억 달러, 우리 돈 9천억 원이 넘는다고 미국 정부는 밝혔습니다.
담배 거래는 북한이 외화를 벌어들이는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김철/그래픽:김지혜/자료조사:조영은
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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