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2배나 많은데...' 이승엽 첫 라팍 원정, 영봉패 굴욕 [MD대구]
[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이승엽 감독이 라팍을 찾았다. 삼성 유니폼이 아닌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말이다. 익숙했던 홈팀 3루 더그아웃이 아닌 1루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의 첫 라팍 원정은 어땠을까.
두산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 원정 경기서 0-1로 졌다. 이날 패배로 연승 행진이 4에서 끊겼다.
이번 3연전은 이승엽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 레전드로 군림했던 이승엽 감독은 두산 감독이 돼 라팍을 찾았다.
우천으로 취소된 전날 이승엽 감독은 "좋은 시절을 여기서 다 보냈다. 선수 때 삼성에서 받은 사랑과 애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다"면서도 "이젠 현실을 받아들이고 냉정해야 한다. 지금은 두산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공과 사를 확실히 구분할 것이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만큼 두산을 위해 뛰는 게 내가 해야할 일이다. 팬분들도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25일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외국인 에이스 맞대결이 성사됐다.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가 나섰다.
에이스 답게 경기 초반은 투수전 양상이었다.
그러다 균형을 깬 쪽은 삼성이었다. 4회말 구자욱이 자신의 영웅 이승엽 감독 앞에서 선취 솔로포를 날렸다.
하지만 두산도 가만히 당하지 않았다. 뷰캐넌을 상대로 계속해서 출루를 하긴 했다.
1회에는 선두타자 정수빈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2회에도 첫 타자가 나갔다. 양의지가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로하스도 안타를 때려내 기회를 이어갔다. 하지만 강승호가 병살타, 허경민이 직선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샀다.
3회에는 1사 후 정수빈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이후 두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4회와 5회는 삼자범퇴. 뷰캐넌을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다 6회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정수빈, 조수행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 그런데 중심타자 양석환과 김재환이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나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삼성 배터리가 양의지를 고의4구로 거르고 만루 작전을 택했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로하스가 3루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만루 기회도 날렸다.
8회도 아쉬웠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오승환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했지만 도루에 실패했다. 이어 조수행이 다시 볼넷을 얻었다. 그러나 양석환 뜬공, 김재환 삼진으로 침묵했다.
9회에는 삼성 외야 호수비에 당했다. 양의지가 날린 타구가 김성윤의 다이빙캐치에 잡혔다.
이날 두산 타선은 삼성보다 2배 더 많은 7개의 안타를 날렸고 4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하지만 잔루가 9개로 많았다. 질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알칸타라는 제 몫을 했다. 6회까지 1실점으로 막고, 111개를 던지는 투혼을 보였지만 타선 침묵에 패전 투수가 됐다.
라팍 첫 원정은 영봉패 굴욕으로 끝이 났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두산 이승엽 감독이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대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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