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cience ‘스타를 만나다’]③ 50여 년 수수께끼 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비밀을 풀다
[KBS 대전] [앵커]
대덕특구 출범 50년을 맞아 KBS대전총국이 마련한 '연중기획' K-사이언스 '스타를 만나다' 순서입니다.
대덕특구 과학자들을 통해 과학의 백년대계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50여 년간 수수께끼였던 공룡 '데이노케이루스'의 비밀을 푼 이항재 지질박물관장을 박장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몸길이 11미터에 무게 6.4톤.
새 부리마냥 입이 길쭉하고 단봉낙타처럼 등이 솟은 이 녀석, '무서운 손' 이란 이름의 공룡 '데이노케이루스'입니다.
1965년 폴란드 탐사팀이 몽골 사막에서 앞발 뼈만 발견한 뒤 50년 가까이 미스터리로 남았었는데요.
2009년, 우리나라 주도의 국제공룡탐사대가 새 화석지와 어깨뼈 등을 발견하면서 오랜 수수께끼가 풀렸습니다.
당시 처음 발견한 대원이 현 이항재 지질박물관장입니다.
[이항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 "공룡을 찾으러 가는 모든 학자들의 사실상 꿈이었었습니다. 발견한 저뿐만 아니라 거기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이 그 현장에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다 모두들 기뻐했었고요."]
하지만 머리뼈와 발가락뼈가 이미 도굴된 걸 알게 됐고, 추적 끝에 벨기에 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뼈를 찾았습니다.
[이항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 "저희가 발견했던 발가락을 가지고 그 나머지 부분에 한 번 맞춰 봤었어요. 그 조각을 딱 맞춰보니까 깨진 부분까지도 정확하게 퍼즐처럼 정확히 맞아 떨어졌습니다."]
앞서 2006년 발견한 등뼈 역시 데이노케이루스인 걸 뒤늦게 알면서 온전한 전체 모습을 복원했고, 2014년 네이처 논문에 발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항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 "거대한 타조 공룡의 일종이란 걸 저희가 알게 됐고요. 물가에 있는 식물들을 걷어 먹고 살고 가끔 가다가 심지어는 물고기들도 잡아먹고 사는 잡식성 공룡이었다는 걸 저희가 알게 됐던 것이죠."]
이후 데이노케이루스의 전신을 3D 디지털 입체 모형으로 만들어 50여 년 만에 완벽하게 구현했습니다.
점토로 귀여운 공룡들을 만드는 게 취미인 이 관장.
[이항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 "브라키오사우르스 라는 공룡, 이건 니게르사우루스 라는 공룡..."]
자나 깨나 공룡에 빠진 건 연구원 선배였던 '공룡 아빠', 이융남 현 서울대 교수를 만나면섭니다.
[이항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 "박사님과 같이 일을 하면서 좀 더 이제 공룡에 관심을 가지게 됐었죠. 같이 탐사 다니기도 하고 전시관 바닥에서 진짜 종이 깔고 밤새우면서 작업하고 그랬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지질박물관.
요즘 이 관장은 새로운 전시 콘텐츠 기획으로 바쁩니다.
코로나 19 이후 중단됐던 공룡 화석 탐사도 다시 할 계획인데, 동료들이 적은 게 아쉬울 뿐입니다.
[이항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 "공룡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국내에는 상당히 적을뿐더러 심지어는 지질학을 하시는 분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쉬움을 가지고 있고요."]
50년을 지나온 대덕특구.
앞으로 어떤 수수께끼를 풀고 싶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을 합니다.
[이항재/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 : "연구소에서 이런 박물관을 만든 사례는 사실상 유일무이하거든요. 과거에 어떤 지구 역사를 거쳐왔는지를 알게 된다면 우리 지구에 대해서 연구하고 싶고 알고 싶고 이런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장훈 기자 (p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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