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책방 문 연 날 전국서 발길…‘책방지기’ 문재인 “자주 찾아달라”
문 전 대통령, 50분간 직접 나와 계산 돕고 책 추천하기도
“책방 1호 손님이 되려고 먼 곳에서 밤새 달려왔어요.”
경기 수원에 사는 50대 부부는 26일 경남 양산 평산책방 1호 손님이 되려고 새벽에 출발해 아들이 좋아하는 과학서적 3권을 샀다. 이들은 덤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키운 ‘적치마상추’ 새싹을 선물로 받았다.
문 전 대통령이 사비를 들여 만든 평산책방이 전날 현판식에 이어 이날 문을 열였다. 개점 전부터 서울·부산 등에서 온 손님과 동네 주민들이 책방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책방 건물은 베이지색 타일, 하얀색 외벽, 기둥으로 마감하고 창문을 크게 내 밝은 분위기를 냈다. 지붕 일부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주민 신모씨(60대)는 “개업을 걱정하는 마을 주민도 있지만 대부분 환영한다”며 “평산마을에 젊은 사람이 거의 없는데 마을에 벌써 활기가 돈다”고 말했다.
바깥대문 쪽, 책방 건물 출입구에는 ‘평산책방’ 간판이 달렸다. 평산책방은 작은 도서관 역할도 한다. 책방에는 문 전 대통령이 소장한 책 1000권을 포함해 기증 도서와 신간을 더해 3000권이 비치돼 있다.
책방과 책방 안 작은 도서관을 둘러본 40대 김모씨 부부는 “작은 공간인데 소설·사회·인문·역사·취미 등 볼만한 책들이 다양하게 있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평산책방은 저자와 독자가 만나 토론하는 공간, 마을 주민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주민 윤모씨(70)는 “동네 주민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다”며 “자주 놀러와야겠다”고 말했다.
청바지를 입고 책방지기로 나선 문 전 대통령은 오후 3시부터 50분가량 책방 일을 도왔다. 문 전 대통령은 마당에서 수십명의 손님들과 일일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앞치마를 두른 문 전 대통령은 안내데스크에서 손님들의 계산을 돕고 책도 추천했다.
책 한 권을 추천해달라는 한 손님의 요청에 정지아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추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준비한 만큼 무척 기쁘다”며 “한 번만 오시지 말고 자주 책방을 찾아 달라”고 책방지기로 첫 소감을 밝혔다.
수익금은 전액 ‘재단법인 평산책방’에 귀속되고 평산마을·지산마을, 하북면 주민들을 위한 사업과 책 보내기 같은 공익사업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쉰다. 책방엔 매니저 3명이 일한다. 문 전 대통령은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책방지기로 손님을 맞는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문기의 추석 선물’ ‘딸에게 보낸 동영상’···이재명 ‘선거법 위반’ 판결문
- 조국 “민주주의 논쟁에 허위 있을 수도···정치생명 끊을 일인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사설] 이재명 선거법 1심 ‘당선 무효형’, 현실이 된 야당의 사법리스크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드라마인가, 공연인가…안방의 눈과 귀 사로잡은 ‘정년이’
- 중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 다치게 했다가···성인 돼 형사처벌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