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푸이그? 3년전 실패한 외인 타자, 다른 사람이 됐다[고척 히어로]

나유리 2023. 4. 2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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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실패했던 그 외국인 타자 맞나.

그렇게 3시즌만에 다시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된 러셀은 이전보다 한층 더 체격을 키워 '벌크업'이 된 상태로 KBO리그에 재입성했다.

키움은 시즌 도중, 그것도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를 받았던 3년전과 비교했을때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함께 적응을 해나간 것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푸이그는 언제든 장타를 칠 수 있을 것 같은 위압감, 그리고 실제로 중요할 때 '큰 거' 한 방을 쳐주는 중심 타자로써의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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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러셀이 7회말 2사 1,2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4.26/
2023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러셀이 1회말 2사 2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을 치고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4.26/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3년전 실패했던 그 외국인 타자 맞나.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에디슨 러셀 이야기다.

키움 히어로즈 러셀은 2020년 대체 선수로 뛰었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가지고 있어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타격 성적은 그렇지 못했다. 유격수 수비만큼은 정상급이라고 평가받았으나 타율이 2할5푼4리(244타수 62안타)로 저조했다. 홈런 2개에 31타점. 장타율이 0.336이었으니, 아무리 거포형 타자가 아니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팀이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있는데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이후 재계약에 실패했다가 3년만에 키움이 다시 러셀을 영입했다. 지난해 야시엘 푸이그와 함께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했던 키움이지만, 푸이그의 소송 문제로 재계약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러셀과 계약했다. 그렇게 3시즌만에 다시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된 러셀은 이전보다 한층 더 체격을 키워 '벌크업'이 된 상태로 KBO리그에 재입성했다.

올 시즌도 시범경기까지는 반신반의였지만, 막상 개막이 되자 러셀이 타격에 있어서 확실히 자신의 몫을 해주고 있다.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는 사실상 러셀의 '원맨쇼'였다. 4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러셀은 5타수 3안타(1홈런) 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에 터뜨린 선제 투런 홈런에 이어 승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2타점 적시타까지. 또 7회말에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추가하면서 6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점수를 만들어낸 타자가 바로 러셀이었다.

2023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러셀이 7회말 2사 1,2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4.26/

러셀은 이날 활약을 앞세워 시즌 타율도 3할6푼 가까이까지 끌어올렸다. 3연전인 2020시즌과 비교해 타율 뿐만 아니라 장타율, 출루율 모두 껑충 뛰었다. 키움은 시즌 도중, 그것도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를 받았던 3년전과 비교했을때 올 시즌 스프링캠프부터 함께 적응을 해나간 것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러셀 스스로가 KBO리그에 대한 분석을 끝내고 타격에 있어 한층 진화한 모습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푸이그는 언제든 장타를 칠 수 있을 것 같은 위압감, 그리고 실제로 중요할 때 '큰 거' 한 방을 쳐주는 중심 타자로써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만큼 삼진이 많고 타율도 2할 중반대를 오르내리는만큼 정교함은 어쩔 수 없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공존했었다.

하지만 러셀이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정교한 푸이그'처럼 활약을 이어갈 수 있다. 컨택트 능력을 앞세운 다양한 타구 생산 능력과 더불어 클러치 히터로써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올 시즌 이정후가 아직 2할 초반대 타율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뒤 타자인 러셀이 꾸준히 해결을 해주면서 이정후가 갖는 부담감도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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