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미스’ 작전 막전막후, 주수단 대사에게 듣는다
[앵커]
눈 앞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수단에서 교민 모두와 무사히 탈출한 남궁환 주수단대사를 만나보겠습니다.
숨 가빴던 탈출 과정 직접 들어보죠.
어젯밤(25일)에 푹 좀 주무셨습니까?
[답변]
잠을 못 잤습니다.
총소리가 안 들리면 금방 잠이 들줄 알았는데 총소리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잠이 잘 안 오더라고요.
[앵커]
함께 탈출한 28명, 강아지 고양이도 있었던 것 같고요. 끈끈한 동질 같은게 생겼을 것 같은데 다들 아프신데는 없을까요.
[답변]
너무 다행인게 그렇게 먼 길을 왔는데도 아픈 사람이 없었습니다.
[앵커]
귀국할 때 보니까 어린이가 있더라고요.
가장 어린 친구가 몇살이었는지 이런 상황을 힘들어하지는 않았는지도 좀 궁금한데요.
[답변]
주 참사관의 딸입니다.
네 살인데요.
신기하게도 네 살 밖에 안됐는데 내내 36시간 차를 타고 오는데도 아파하지도 않고 굉장히 쾌활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해피 바이러스같은 그런 역할을 해주더라구요.
[앵커]
대사관에서도 총성 같은게 들렸을 테구요.
안되겠다, 철수해야겠다 언제 결정을 하신걸까요.
[답변]
저희는 총격전이 4월 15일날 토요일 9시 반에 총격전이 개시가 됐거든요.
그 이후에 사상자가 나오면서 이거는 조건만 되면 언제든 탈출시켜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앵커]
교민 분들하고 통화도 잘 안돼서 방탄 차량을 타고 교민을 데리러 간 적도 있다던데 만났을 때 어떤 생각부터 드시던가요?
[답변]
바흐리 지역에 살고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바흐리 지역까지 4-5km면 가는 거리인데요.
그런데 다리가 막히면서 20km를 돌아가야 했습니다.
돌아서 갔는데 총격 소리도 심하고 폭격도 맞았습니다.
그분들이 당황해 하면서도 반가워하던게 역력했습니다.
[앵커]
대사님도 옷도 제대로 못 챙겨 입고 나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제가 4월 15일이 마침 휴일이고 해서 조깅 복장으로 잠깐 나왔습니다.
시장에 들르러고요.
그 이후에 조깅복장으로 8일간 버텼습니다.
[앵커]
수송기를 타러 가기까지 1100km가 넘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가는 거리 세배쯤 되겠죠.
다들 어떻게 버티셨는지 어떤 얘기를 나누셨는지요.
[답변]
너무 피곤하니까 많은 얘기는 안했지만 제가 처음에 모였을 때 우리는 꼭 살아야됩니다, 살려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살고자 하는 생각들이, 의지들이 강했습니다.
[앵커]
그럼 그 긴 시간을 버티고 수송기 오르는 순간, 안도의 한숨부터 나왔는지 눈물부터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저도 도착 하기 직전에 눈물이 나오려고 하더라고요.
근데 막상 수송기 앉으니까 저도 모르게 금방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앵커]
너무 마음이 놓이셨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앵커]
네, 애쓰신 남궁환 대사님 그리고 무사히 돌아온 28분 모두 오늘(26일) 밤에는 더 편안하게 주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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