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성착취 문제 진행형인데…선 넘은 ‘성+인물’

남지은 2023. 4. 26. 21: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14년 한 국제인권단체의 고발 이후, 일본에서 에이브이(AV, 실제 성행위를 하는 성인비디오) 출연 강요가 사회문제로 떠올랐고 지금도 여전히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 25일 넷플릭스가 내놓은 한국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성+인물> 은 일본의 이런 분위기를 모두 부정하는 느낌이다.

진행자인 코미디언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성인숍'과 실감형 에이브이 콘텐츠를 체험하는 등 성에 관한 관심이 자유로운 일본 분위기를 담아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넷플 코리아가 만들고 신동엽+성시경 진행
“성 관련 자유로운 대화 명분 불법 영역 넘어간 상황”
넷플릭스 제공

2014년 한 국제인권단체의 고발 이후, 일본에서 에이브이(AV, 실제 성행위를 하는 성인비디오) 출연 강요가 사회문제로 떠올랐고 지금도 여전히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 25일 넷플릭스가 내놓은 한국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성+인물>은 일본의 이런 분위기를 모두 부정하는 느낌이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성문화를 알아본다는 취지인 이 프로그램은 가장 먼저 ‘일본’편을 총 6부에 걸쳐 내보냈다. 진행자인 코미디언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이 ‘성인숍’과 실감형 에이브이 콘텐츠를 체험하는 등 성에 관한 관심이 자유로운 일본 분위기를 담아냈다.

그러나 상당 부분은 에이브이 배우들을 만나고 호스트바를 찾아가는 데 할애됐다. <성+인물>에 출연한 에이브이 배우들은 하나같이 이 산업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고, 인격적이고 대우받는 곳인지 설명했다. “하기 싫으면 싫다고 거부할 수 있는 환경”이라거나 “남자 배우가 대본에 없는 행위를 하거나 멋대로 구는 경우는 없다” “꾸준히 성병 검사를 받고 병에 걸리면 촬영할 수 없다”는 등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사람들이 우리를 아무하고나 잔다고 생각하는 건 힘들다” “아이한테 직업을 말하지 못했다”는 말을 통해 에이브이 배우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마련된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성착취 등 문제가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넷플릭스라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신동엽·성시경이라는 스타가 동원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신동엽은 남자 배우한테 “지금까지 몇명의 여배우와 해봤느냐”고 묻고 여자 배우에게는 “외모 등은 내 스타일이었는데 촬영하고 나니 좀 별로인 사람이 있었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진다. 심지어 “(에이브이가)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그걸로 성범죄율을 낮춘다”는 말까지 나온다.

예고편 갈무리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인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신동엽은 한국의 성보수주의를 교묘하게 가지고 놀던 문화적 아이콘인데, 이번에는 성에 대한 자유로운 대화라는 명분으로 불법 영역으로까지 훌쩍 넘어가버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에이브이는 성착취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나올 수 없다. 이것을 자유로운 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하나의 일본 문화라고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성인 기준이 만 20살에서 만 18살로 조정된 뒤로 에이브이 산업이 여러 제약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2019년께부터 일본 에이브이 산업은 한국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등 한국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말 이래로 <튀르키예즈 온 더 블록> <노빠꾸 탁재훈> 등 유튜브 채널에 이번 <성+인물>에도 나온 에이브이 남녀 배우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한 케이블채널 방송사 피디는 “아무리 조회수가 높고 반응이 뜨겁더라도 성착취와 성매매로 연결될 우려가 있는 대상을 초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작진의 직업윤리”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쪽은 “<성+인물>은 국외 성 산업을 직접 조명하기보다는 산업 종사자들 개별 인물의 삶과 이야기에 주목했다. 시청하고 나면 특정 직군을 미화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