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국 뱅크런 조짐…원·달러 ‘상승 압박’
안정을 찾는 듯했던 미국발 은행 위기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26일 원·달러 환율이 출렁였다. 장중 한때 달러당 1340원 선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더 높였다. 코스피는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1원 오른 달러당 133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6.9원 오른 1339.1원에 개장한 뒤, 오전 중 곧바로 1340.5원까지 치솟아 장중 연고점을 새로 썼다.
코스피도 상승동력을 잃어 전장보다 4.19포인트(0.17%) 내린 2484.83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85억원, 1487억원을 순매도했다. | 관련기사 2면
이날 원화 약세는 간밤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은행권 불안이 다시 부각된 것이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당시에도 ‘유력한 다음 후보’로 지목됐던 곳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전날 실적보고서를 통해 예금보유액이 지난해 말보다 41% 급감했다고 공개했고, 이것이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가 폭락으로 이어져 하루 만에 주가가 49.4% 급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원·달러 환율 장중 연고점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5일 101.86으로 전날보다 0.51% 상승했다.
국내 경기 부진 우려가 높아진 것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25일 발표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성장했지만, 수출이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성장 회복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다만 장중 위험 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하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달러 매도) 등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은 오름폭을 약간 줄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로 위안화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 최근 미국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압력을 넣고 있는 점 등의 대외변수도 환율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위험 회피 분위기의 쏠림 현상이 일부 안정되고 당국 개입에 관한 경계가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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