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청출어람은 없었다' 남기일, 한때 오른팔이었던 이정효와 지략대결서 '판정승', 서진수 결승골+김동준 선방→제주 통산 500승 금자탑

윤진만 2023. 4. 2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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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생각했지만, 현실이 되니까."

26일 오후 광주축구전용경기장, 6년간 동고동락한 '오른팔'이 상대팀 감독이 되어 눈앞에 나타났다.

이정효 광주 감독(48)과 악수하는 남기일 제주 감독(49)의 심경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남 감독과 이 감독은 2016년 광주에서 각각 감독과 수석코치로 첫 인연을 맺어 성남(2018년~2019년), 제주(2020년~2021년)까지 인연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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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생각했지만, 현실이 되니까…."

26일 오후 광주축구전용경기장, 6년간 동고동락한 '오른팔'이 상대팀 감독이 되어 눈앞에 나타났다. 이정효 광주 감독(48)과 악수하는 남기일 제주 감독(49)의 심경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남 감독과 이 감독은 2016년 광주에서 각각 감독과 수석코치로 첫 인연을 맺어 성남(2018년~2019년), 제주(2020년~2021년)까지 인연을 이어갔다. 승리와 패배, 승격과 잔류싸움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케미'가 좋아 감독과 수석코치로 영원히 남을 것만 같았다.

2021시즌을 마치고 이 감독이 당시 2부에 있던 광주의 감독 오퍼를 받아들이면서 6년만에 다른 길을 걸었다. 이 감독은 사령탑으로 맞이한 첫 시즌 K리그2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팀을 1부에 올려놓았고, 그렇게 이날 '하나원큐 K리그1 2023' 9라운드를 통해 남 감독과 지략대결을 펼쳤다.

경기 전 남 감독은 "이 감독이 광주에서 잘하고 있다. 광주를 한 단계가 아닌 두세단계 성장시켰다. 광주에 딱 맞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K리그1에 올라와서 적장으로 만나게 됐다. 서로의 팀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후배에게 덕담을 건넸다.

이 감독은 이번 경기를 '남기일 대 이정효'로 몰고가지 않으려 애썼다. 6년간 옆에서 보좌한 남 감독의 축구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며 회피했다. 그러면서 "남기일 감독과 관계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38경기 중 1경기로 생각했다. 절대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많은 골을 넣을까만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남 감독은 잠시라도 감상에 젖었지만, 이 감독은 오직 승부에만 집중하고 싶은 눈치였다. 이 감독은 "엄지성을 이날 투입하고자 보호 차원에서 아껴뒀다"고 했다. 이 감독은 엄지성을 포함해 5대0 대승한 4라운드 인천전과 동일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남 감독은 8라운드 전북전에서 퇴장한 레프트 윙백 이주용의 자리를 안태현으로 메웠다.

남 감독은 프로 11년차, K리그 342경기에 빛나는 베테랑. 반면 이 감독은 48경기(이상 2부 포함)를 치른 2년차. 경험 차이는 크지만, 올시즌 성적면에선 광주가 앞섰다. 광주가 5위, 제주가 10위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양상은 올시즌 흐름을 따랐다. 광주식 공격축구가 제주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5경기만에 돌아온 엄지성의 몸놀림이 특히 가벼웠다. 전반 추가시간 날카로운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노렸으나, 제주 골키퍼 김동준에게 막혔다. 전반전 점유율은 66%대34%였다.

후반전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제주는 지난라운드 전북전에 이어 이날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목적성없는 패스로 일관했다. 광주 페널티 박스로 접근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골키퍼 김동준의 선방과 수비진의 육탄방어로 실점없이 버티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후반 중반, 경기장 공기가 바뀌었다. 올시즌 후반에 체력 열세를 보인 광주가 시간이 흐를수록 에너지 레벨이 떨어지는게 눈에 띄었다. 자연스레 제주에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32분, 모처럼 공격에 나선 제주의 헤이스가 좌측에서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띄웠다. 이를 서진수가 문전 앞에서 헤더로 연결했다. 날카롭게 날아간 공이 광주 골키퍼에 맞고 나왔지만, 이를 서진수가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이 골을 끝까지 지켜낸 제주는 후반 추가시간 김동준의 두 차례 슈퍼세이브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지켰다. 3승2무4패 승점 11점을 기록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놨다. 또한, 울산 서울 포항 부산에 이어 K리그 통산 500승 고지에 오른 5번째 팀으로 등극했다. 반면 광주는 지난 강원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1무1패)을 기록했다.
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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