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양식장서 낙지·해삼 '싹쓸이'하고…"좋은 일 하는 것"
오늘(26일) 밀착카메라는 평화롭지 못한 바닷마을 얘기입니다. 어민들 양식장에서 자꾸만 해산물을 가져가는 사람들 때문인데요, 취미로 하는 거라고 하지만 양식장에서 그러는 건 불법입니다.
권민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곳은 어민들이 허가를 받고 운영하는 양식장입니다. 해수욕장과 구분하기 위해 이렇게 말뚝도 세워뒀는데요.
하지만 이곳에 최근에 해산물을 채취하러 오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어민들이 생계에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장화 신은 사람들이 갯벌로 들어갑니다.
잠수장비까지 갖추고 양식장이 있는 깊은 곳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2시간 뒤 바닷물이 들어오자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
등에 짊어진 망 속 키조개와 해삼의 양이 상당합니다.
취미라고 하기엔 장소도, 양도 애매합니다.
[편창윤/태안 장돌마을 어촌계장 : 뭐 잡으셨냐고 {키조개. 키조개.} 저 안에는? {해삼이요.} 왜 해삼을 여기 양식장에서 잡습니까?{저 위에서 잡았는데요.} 다 양식장이에요.}]
경찰까지 나섰지만 관리가 안됩니다.
[태안 해양경찰 : 이쪽이 양식장이라. 저쪽으로 가세요.]
지금 시각 밤 12시를 조금 넘겼습니다. 이곳에서 이 시간이면 저쪽에 흰 불빛들이 많이 보인다고 하는데요.
바로 바지락 양식장에서 바지락을 불법으로 채취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조명을 잠시 끄면요.
앞이 캄캄해서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언제든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갯벌로 향한 사람들, 30분만에 바지락을 잔뜩 캐 나옵니다.
[{많이 해보셨나봐요.} 우리 선수지. 우리 감각이 있지. 동물적 감각으로 캐야지.]
불법 채집 아니냐고 묻자 황당한 답이 돌아옵니다.
[이게 썩은 흙이 있잖아. 한번 뒤집어서 이거 해줘야 돼. 우리 좋은 일 하는 거 예요. 어민들이 다 바다가 자기네것 마냥. 우리 해루질 좋아하는 사람들은 짜증나는 편이지.]
보령 외연도에선 매일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어민들이 직접 순찰을 돕니다.
아예 전문 잠수장비를 갖춘 해산물 도둑들도 생겼는데요. 어민들이 직접 순찰하는 현장을 따라가보겠습니다.
[김복수/외연도 어민 : 우리 해삼, 전복. 주로 어민들이 양식을 하고 있는데, 근데 너무 털리다 보니까 올해도 관리소를 새로 또 지어가지고 어장 보호 차원에서…]
봄 바다의 공기에서 한기가 느껴지지만 무인도 인근의 작은 양식장까지 모두 돌아 봅니다.
[{이걸로 그 해산물 도둑들도 포착할 수 있어요? 이 레이더로?} 그렇죠. 배가 오나 안 오나 확인하는 거예요.]
해양경찰도 단속을 하지만 보령 앞바다 수많은 섬의 양식장을 순찰선 한 대가 지키는 셈이라 전문 절도단을 잡기란 하늘의 별따기 수준입니다.
누군가는 바다는 모두의 것이 아니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어민들이 정성껏 일군 터전을 망가뜨리는 일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작가 : 강은혜 / 영상그래픽 : 장희정 / 인턴기자 : 정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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