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가족 돌봄 청년'‥"미래를 꿈꾸고 싶어요"
[뉴스데스크]
◀ 앵커 ▶
질병을 앓거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일, 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어린 나이에 생계를 책임져가면서 가족을 살펴야 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정부가 이런 청년들의 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했는데, 우울감을 호소하는 청년이 또래보다 여덟 배나 많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박소희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 밑에서 자랐던 31살 김 율 씨.
중3 때부터는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간호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김율/가족 돌봄 청년] "저희 아버지는 혼자 있으면 밥 세끼를 챙겨드시지 못하세요. 그리고 머리에 이가 생길 때까지 씻지 않으세요. 그리고 약도 안 드세요."
가난과 가족의 질병.
기댈 곳 없는 김 씨에겐 견디기 힘든 싸움이었습니다.
[김율/가족 돌봄 청년] "119를 불러서 응급실에 갔는데 돈이 없어서 치료받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험, 어느 순간에는 그냥 이게 당연한 거구나. 우리 집이 가난하고, 우리 아빠가 아프고…무기력을 학습했다고 해야 될까요."
김 씨처럼 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청년들은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정부가 이런 '가족 돌봄 청년'의 실태를 처음 조사했는데, 10명 가운데 7명은 우울감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청년보다 8배나 높은 수치입니다.
[김현주/6년차 가족 돌봄 청년] "(정신과) 약을 계속 3년 동안 복용하고 있고 너무 번아웃이 와서 자살 시도도 했었고, 정신병원에 입원도 했었거든요."
이들의 돌봄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33시간.
전체 기간은 보통 5년에 육박합니다.
늘 가족을 돌보는 데 매여 있다보니 미래를 꿈꾸는 일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김현주/6년차 가족 돌봄 청년] "스무 살 때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집에 이렇게 오래 간병을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앞으로가 사실은 더 막막한 것 같아요. 진로 설정도 지금 제가 아예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이들이 가장 필요한 사회적 도움으로 꼽은 건 '휴식'이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꾸릴 수 있도록 숨 쉴 틈이 필요하단 겁니다.
[구정우/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어떤 정신적인 고통이나 어떤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지 않도록 지자체나 정부에서 관찰을 하고 도움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
정부는 '가족 돌봄' 부담에 짓눌린 청년들이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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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남은주
박소희 기자(so2@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804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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