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많은데 쉬지는 못하는…" 피곤한 대한민국과 69시간의 공포
노동시간은 36개국 중 4위
여가활용은 33개국 중 28위
韓, 일은 많고 쉴 시간 없어
'일은 많고, 제대로 쉬지는 못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2개의 통계를 보면 우리의 모습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먼저 4월 24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NABO 경제동향 4월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1915시간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의 평균(1716시간)보다 199시간 더 많았다. 멕시코(2128시간), 코스타리카(2073시간), 칠레(1916시간)에 이어 4위다.
정책처는 "2008년에 OECD 평균보다 440시간 더 많았지만, 2021년에는 그 격차가 199시간으로 줄어 한국의 노동시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면서도 "2021년 기준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려면 평균 주간노동시간을 3.8시간 더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노동시간은 상위권이었지만, 여가 사용시간은 하위권이었다. 조규준 한국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노동리뷰 4월호'에 기고한 '우리나라 여가 시간 사용현황과 삶의 만족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일 평균 여가 사용시간 비율은 17.9%였다.
OECD 33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1일 평균 여가 사용시간 비율이 높은 국가는 노르웨이(25.6%)ㆍ벨기에(23.6%)ㆍ독일(23.0%)ㆍ핀란드(23.0%) 등이었다.
조 연구원은 "여가 사용시간 비율이 높은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노동시간이 길지 않고,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게 특징"이라면서 "나라마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여가생활 활성화가 삶의 만족도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인지 노동시간을 최대 69시간으로 늘릴 수 있는 정책을 모색 중인 윤석열 정부의 행보가 시대착오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2013년 5.7점에서 2021년 6.3점으로 상승했다. 다만, 저소득층의 삶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은 휴가 사용 비율, 여가활동 참여 비율, 여가생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조 연구원은 "향후 여가 시간 확보를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일과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정책과 함께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 사업 확대 등 저소득층을 포함한 여가 지원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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