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환자 月200만명... 유발 물질 몸에 넣어 증상 잡는다
요즘 소아과, 이비인후과마다 코 막히고 가렵다고 하는 알레르기 환자가 문전성시다. 안과에도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가 북적인다. 얼마나 답답하면, 알레르기 없는 나라로 이민 가고 싶다는 이들도 있다.
우리나라 봄철 알레르기는 수목 화분, 즉 나무들이 날리는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자작나무, 오리나무, 삼나무, 참나무 등의 꽃가루가 주요 원인 물질(알레르겐)로 알려져 있다. 이 나무들은 3~5월에 걸쳐 꽃가루를 날려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1년 통계에 따르면, 환자는 봄, 가을에 많다. 9월에 257만여 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4월(243만여 명)이다. 올해는 마스크 착용이 완화되었고, 야외 활동도 많아져 환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연령대로는 0~9세 환자가 가장 많다.
기후와 환경 변화로 봄가을이 아니어도 겨울철(12~2월)을 제외하고는 환자가 매달 200만명이 넘는다. 이제 알레르기 상시 발생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안진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많은 환자가 증상 완화 약물로 시즌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파악하여 근본적으로 면역반응이 적게 나타나도록 하는 면역치료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겐을 확인하는 검사로는 피부반응 검사와 혈청 항원 특이 IgE 검사 등이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몸에 반복적으로 투여하여 몸이 여기에 적응하여 과잉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치료법이다. 이를 통해 꽃가루, 곰팡이 등 원인 알레르겐에 노출되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게 한다. 안진 교수는 “눈, 코뿐만 아니라 전신 증상이 심하거나 천식 같은 기관지 증상까지 있는 경우에 면역치료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역치료는 팔에 주사를 맞는 피하 면역치료와 혀 밑에 약물을 녹여서 복용하는 설하 면역치료가 있다. 안진 교수는 “설하 면역치료는 주로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인 상시 발생 알레르기 환자에게 사용한다”며 “계절성 알레르기일 때는 보통 피하 면역치료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원인 알레르겐을 단독 또는 혼합하여 피하 주사를 한다. 초기 단계는 적절하게 희석된 알레르겐을 매주 1회씩 피하 주사하며, 주사 시 용량을 2배씩 증가하여 최고 농도의 용량(유지 용량)까지 올린다. 이후 한 달에 한 번씩 유지 용량을 주사하여 치료 효과를 얻는다. 안진 교수는 “대체로 3~5년간 시행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치료 기간이 길어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치료 후에는 알레르기 증상이 없어져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설하 면역요법은 혀 밑에 알레르겐으로 구성된 약을 떨어뜨려 주는 방식이다. 혀 밑 주입 용량을 점차 증가시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민감도를 낮춘다. 매번 주사 맞으러 병의원에 갈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알레르기호흡기분과 교수는 “혀밑으로 주입된 약물을 2~3분 머금고 있다가 삼키는 방식”이라며 “개인이 갖고 있는 알레르기 항목 수, 건강 상태, 이전 알레르기 치료에 대한 반응 및 생활 방식에 맞게 조정된다”고 말했다. 면역반응을 안정시키고 체질을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3~5년 이상 해야 설하 치료를 그만두더라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음]박순철 울산시의회 사무처장 부친상
- 한동훈 “李위증교사 단순사건…판사 겁박은 양형가중 사유”
- 내년 경주서 ‘APEC CEO 서밋’… CEO 1000명, 알파벳 b 모양 ‘엄지척' 이유는?
- 연일 완판 행진 카이스트 탈모 샴푸, 단독 구성 특가
- 美국방장관 지명자 헤그세스, 성비위 의혹...‘극단주의’ 문신도 논란
- 잠자던 ‘고래’가 깨어난다... ‘트럼프 랠리'에 움직이는 가상화폐 큰손들
- 독거미 320마리를 배에… 페루서 밀반출하다 걸린 한국인
- 野 3차 정권퇴진 장외집회…이재명 ‘의원직 상실형’에 서울도심 긴장
- 尹·시진핑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 가속화"...방한·방중도 제안
- 🌎 ‘수퍼 트럼피즘’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