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전세사기 피해, 기자가 직접 겪어보니‥

남효정 2023. 4.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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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등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저도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서울의 한 빌라에 사는 저는 지난해 12월, 계약 만료를 두 달 앞두고 전세금을 최초 계약 때보다 5% 인상하겠다는 집주인의 통보를 받았는데요.

나가겠다고 의사를 밝힌 이후 집주인은 연락이 끊겼고, 계약이 끝난 지 두 달이 된 지금까지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피해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있는지, 직접 구제절차를 밟아보며 현장을 검증해봤습니다.

◀ 리포트 ▶

집주인이 전화를 받지 않기 시작한 건 계약 만료 한 달 반쯤 전이었습니다.

보증금을 제때 돌려달라고 보낸 '내용증명'은 받는 사람이 없어 그대로 되돌아왔습니다.

[집배원-남효정 기자(지난 1월)] "내용증명이 많이 와요. 이분한테. 최근에 많이 오고 법원 등기도 오고 막 그래서." <등기 계속 안 받게 된 지가 몇 달 정도 됐어요?> "작년 12월인가 11월 말인가, 그때부터 그런 것 같은데." <네, 그렇구나. 큰일 났네, 이거.>

저는 제일 먼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갈등을 조정하는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를 찾았습니다.

조정신청서를 제출하고 기다리자 며칠 뒤 우편물이 왔습니다.

결과는 조정 실패.

임대인이 연락을 받지 않아 조정을 진행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 조사관] "상대방이 조정회의 조정에 응하지 않겠다라든가 합의하지 않겠다 그러면 조정이 각하되든지 불성립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다음 찾아간 곳은 법원이었습니다.

전세보증보험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법원에서 먼저 '임차권 등기명령'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청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나도 기다리는 등기명령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애타는 마음에 전화를 걸자 기다리라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법원 직원] "이게 사건이 많아서 지금 지연돼 있거든요."

다시 2주가 지나도 연락이 없어 문의하자 추가 서류 제출 요구를 깜빡했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법원 직원] "아, 이거 송달이 빠졌네요. 보정명령이 나왔거든요. 최대한 빨리 해드릴게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모인 sns에는 법원마다 임차권 등기명령서가 나오는 기간이 제각각이고, 너무 오래 걸려 힘들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결국, 저는 임차권 등기명령서를 받는 데에만 두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곧바로 주택도시보증공사로 찾아갔지만 기다림은 계속됐습니다.

등기 명령이 등기부등본에 반영될 때까지 다시 2주를 더 기다려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게다가 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전세 만기 두 달 전까지 집주인에게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통지해야 하는데, 정확히 두 달 전에 통지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다시 3주 가까이 불안한 시간을 보낸 뒤 심사관을 만난 끝에 문제가 없을 거라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난 넉 달 동안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법원과 은행, 주민 센터 등 5곳을 가야 했고, 그 사이 회사에서는 두 번의 반 차와 1번의 휴가를 내야 했습니다.

특히, 직접 준비해야 하는 많은 서류와 복잡한 법적 절차는 큰 부담이었습니다.

[인천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서류 이런 거 어디서 뽑아야 할지 모르겠고 막 그랬었거든요.> "맞아요. 저도 물어보고. 정부24 앱에다가도 (문의) 많이 하고, 전화로 많이 이것저것 했던 것 같아요."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구제 절차가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검증,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손지윤, 남현택 / 영상편집: 권지은 / 자료조사: 이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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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종혁, 손지윤, 남현택 / 영상편집: 권지은

남효정 기자(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803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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