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LGD, 수조원대 줄적자... 경기불황에 IT수요 감소·반도체 부진

전혜인 2023. 4. 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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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가 이미 예견된 수조원 단위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양사 모두 매출은 줄어들고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방 전자산업의 수요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양사는 모두 공급을 조절하며 재고 관리에 주력하면서 업황의 반등을 기다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5조881억원, 영업손실 SK하이닉스는 3조4023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1%,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대비 33.7%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으며, 1조9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거뒀던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적자 규모가 79.2% 늘었다. 이 기간 순손실 규모도 2조5885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반도체 재고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산을 진행하며 수요 하락에 대응하고 있으나 감산 규모가 판매량 감소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D램과 낸드 모두 재고가 늘어났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재고자산 규모는 17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약 10% 가량 증가했다.

다만 이와 같은 상황은 1분기를 고점으로 2분기부터는 재고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하고 있다. 긍정적인 신호도 엿보인다. 그간 감산을 부인해왔던 삼성전자가 최근 감산을 공식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의 감산 발표 이후 고객사로부터 하반기 준비를 위해 2분기에 수요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문의가 있었다"며 "고성능 제품 위주로 고객들이 공급 안정성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의 감산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시황을 반영한 생산 조절의 영향이 더해진다면 3분기부터는 시황 개선과 함께 수급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단 수급이 안정화되고 재고도 적정 수준으로 감소할 때까지 현재의 보수적인 생산 계획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단기적으로도 수요 확대보다는 공급 조정에 따른 시황 개선 흐름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챗GPT 등 인공지능(AI) 기반 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용량 서버용 메모리 출하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고성능 DDR5와 HBM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각각 6배와 5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 역시 수요 개선보다는 공급사들의 재고 개선 노력이 향후 업황을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도 이날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4111억원, 영업손실 1조98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9%,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는 39.6%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하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8757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전분기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약 25% 더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는 "최소 내년까지는 실판매의 수요가 여러 매크로 요인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산업 전체적인 재고 조정 노력이 최근 1년여간 진행되면서 조정이 크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어 "하반기로 갈수록 전형적인 패널 물동이 세트 물동을 따라가는 흐름으로 정상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하반기에 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견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TV용 LCD 생산을 종료하면서 생산 물량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과 차량용 등 중소형 디스플레이를 앞세운 '수주형 사업'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수주형 사업의 전사 매출 비중은 올 들어 40%대 초반까지 확대되었고, 향후 2~3년 이내에 7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제품은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중 11%까지 비중이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이번 1분기에만 3조원을 상회하는 수주를 기록하면서 작년 말 대비 수주 잔고가 약 20% 성장했고, 2021년 말 대비해서는 약 70% 성장을 기록했다"며 "올해 연간 매출은 약 2조원을 상향하는 매출 규모가 예상되며 향후 3년 이내에 2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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