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70주년·국빈방미 발맞춰…김진표 국회의장 "韓-美 의원연맹 창설하자"

한기호 2023. 4. 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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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70주년 계기 국회서 '의원연맹 창설 필요성' 라운드테이블·리셉션 개최
金의장 "국회, 한미동맹에 초당적 지지를 바탕으로 올해 내 한미의원연맹 창설"
美측에 "미한(의원)연맹 참여 어느때보다 절실"…美측도 "적극 지지" 화답
김진표 국회의장이 2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리셉션에서 축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한미동맹 70주년 리셉션이 26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명수 대법원장, 조이 사쿠라이 주한 미국대사대리,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윌러드 벌러슨 미8군 사령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한·미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의원연맹 창설,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한 의회외교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무처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국회에서도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와 메시지가 잇따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한미의원연맹 창설' 필요성을 적극 화두에 올렸다. 국회는 일본과는 양국 의원연맹을 결성해 활동해왔지만, 미국과는 동맹이면서도 의원연맹 교류를 해오지 않았다. 양원제를 택한 미국과의 의회 시스템 차이 등 교류 장벽을 허물자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표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한미동맹 70주년 리셉션을 연이어 개최했다. 행사엔 국회에서 의장단, 김기현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정미 정의당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 내각 인사들, 사법부 수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참석했다. 미 측에선 한미 정상외교를 수행 중인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를 대신해 조이 사쿠라이 미 대사대리와 윌러드 벌러슨 미 8군 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김 의장은 축사에서 한미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한편 "한미동맹은 피로 맺은 동맹이다. 우린 빗발치는 포탄 속에서 함께 싸우고 피 흘렸다. 함께 지킨 이 터전 위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자유경제의 씨앗을 뿌렸다. 동맹 70년 한미 양국은 이제 둘도 없는 동반자가 됐다. 그때 뿌린 씨앗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라며 "지난 2월 대한민국 국회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양국관계 지속발전 촉구 특별결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회는 이 결의안에서 한국전쟁에 참여한 한국군과 미군, 유엔군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높은 경의를 표했다"며 "한미동맹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지역 및 범세계적인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하는 포괄적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제 한미 양국이 선린우호를 한차원 높이기 위해 양국 의회 사이의 교류와 협력도 대폭 강화돼야 한다. 동맹에 걸맞는 새로운 의회외교의 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를 위해 대한민국 국회는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한미의원연맹을 구성하고자 한다"며 "한미동맹의 역사와 중요성을 고려해 미국의회에서도 미한연맹의 참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란 말이 있다. 앞으로 100년 한미 양국이 변함없이 서로에게 힘이 되는 든든한 친구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며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고 건배사를 했다.

한 총리는 뒤이은 축사에서 "1953년 10월, 이승만 대통령의 뚝심있는 설득과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됐다. 이는 공식적인 안보동맹의 시작이었다. 이후의 한미관계는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경제동맹으로 확대됐다"며 "12년만에 이뤄진 윤 대통령 내외분의 이번 국빈 방미는 한미동맹 70년의 굳건한 가치를 확인하고, 새로운 70년의 전진을 위한 뜻깊은 장"이라고 말했다.

사쿠라이 대사대리도 "오늘 우리는 한미동맹 70년 역사, 한미수교 140년 역사 가운데 기쁜 순간을 축하하는 자리에 모였다"며 "한미동맹은 한국전쟁 전장의 공동 희생 속에서 만들어졌다. 이후 한미동맹은 한국의 놀라운 경제성장과 성공의 기초 역할을 했고 양국 국민간 상호 신뢰와 존중에 뿌리를 둔 우정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 대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론 두번째, 아시아 정상으로선 첫번째 국빈방문"이라며 "우리가 다양한 경제·안보 도전과제에 직면하면서 미국은 법치를 지키고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는 공동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한국과 나란히 서 있다"고 호응했다.

한편 김 의장은 오전 중 국회 접견실에서 '한미의원연맹 창설,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의회외교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다. 김 의장은 개회사에서 "한미 의회외교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변화하는 국제질서에 국회가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한미 양국의 의원연맹 결성을 제언했다.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은 축하 인사에서 그간 한미동맹이 다양한 분야에서 공조하고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공통의 핵심가치를 수호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확대, 심화 발해왔다고 평가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국회의 초당적 지지가 미국 의회의 긍정적인 화답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사쿠라이 대사대리도 이때 참석해 한미의원연맹의 창설을 환영·지지한다고 밝히며, 한미의원연맹의 창설이 한국 국회와 미국 의회간 정기적인 교류·협력을 제도화해 양국 정부의 관계증진을 촉진하고 양국간 공통의제를 확인·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기조발제자로 초청된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하원·상원, 의회 실무자 차원에서 우리 국회가 미 의회와의 교류에서 고려해야 할 접근방식을 제안했다. 특히 하원 차원에선 지역구의 특성을 잘 파악해 한국의 대미투자 등 이해관계가 있는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원의 경우, 각 의원의 투표권의 영향이 크므로 한국 측에서 가능한 많은 상원의원과 접촉해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양국 의회간 이해의 심화를 위해 보좌진과 같은 실무자간 교류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도 발제에서 한미의원연맹의 창설뿐 아니라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교류·협력 방안으로 안보·통상·과학 등 첨예한 중요 사안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소그룹간 의원교류를 제안했다. 호주의 정규 의회연락사무소 개설 사례도 들었다.

안호영 전 주미대사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안보영역의 국내정치 종속을 극복하자고,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행정부와 차별화된 교류 및 국제질서·기후변화 등 심각성에 대한 체계적 협력 필요성을 각각 토론에서 강조했다.

아울러 박인휘 한국국제정치학회장은 "의회를 통한 다양한 외교안보 정책자원을 가용하고 발굴할 필요성"과 함께 의원연맹 제도화에 힘 실었다. 김 의장은 미 의회정치에서 지역구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방미 일정에서 미 의회의 현실에 밀착한 문제의식에 바탕해 한미의원연맹 창립 및 활성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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